천주교 대전교구 금산성당, 충효예 광장서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 시국미사
천주교 대전교구 금산성당, 충효예 광장서 화상경마장 유치 반대 시국미사
  • 장성수 기자
  • 승인 2019.06.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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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평화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 화상경마장은 백해무익한 시설로 "이 땅에서 완전히 없애버리는 게 정답"

김명환 주임신부, 화상경마장의 폐악을 금산군청에서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금산군민에게 알린 적이 있나? 이제라도 용기 있게 이 잘못된 사업을 거둘 수 있기를...

지난 18일 오후 7시 천주교 대전교구 금산성당(주임신부 김명환 요셉)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마사회 화상경마장 마권 장외발매소 금산 유치와 관련해 반대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이에 앞서 금산군 기독교연합회(회장 김병묵 목사) 소속 58개 교회 담임목사들도 "레저 테마파크 및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사업계획 반대 성명서를 공동 발표했다. 한편, 금산지역 기독교, 천주교, 불교 3대 종교가 화상경마장 금산 유치 반대 입장에 대해 한 목소리를 냈다. 이와 함께 각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반대 군민들이 자연스럽게 공동대응 연합전선이 구축됐다.

이날 시국미사는 금산향교 앞 충효예 광장에서 김명환 주임신부를 비롯해 금산성당 신도와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명환 주임신부는 강론을 통해 "금산군청 정문건물에는 "생명의 고향 미래의 땅" 이란 큼지막한 문구가 걸려있다" "하지만 생명의 고향 미래의 땅이 레저 테마파크 및 화상경마장 장외발매소 사업계획으로 말미암아 고사할 위기에 직면해 있어 우리가 이렇게 모였다"고 시작했다.

김명환 주임신부는 이날 강론에서 가톨릭 천주교회에는 사회교리라는 것이 있다며 "창조주 하느님 아버지를 믿는 우리 신앙인은 하늘나라의 시민인 동시에 세상의 시민인 만큼 이 두 가지 질서를 잘 조화해서 살아야 한다.""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마태복음 5:13~14)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말씀대로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한다면 예수님께 대한 우리의 신앙은 거짓이며 또한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것이다."라면서 가톨릭 사회교리는 공동선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현재 금산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화상경마장 사업계획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복음의 요구와 사명에 역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창조질서를 거스르고 있다. 돈이 눈과 마음을 멀게 해서 소중한 생명과 복음을 거스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언급들은 금산군 기독교연합회 58개 교회가 연합하여 발표한 "레저 테마파크 및 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사업계획 반대 성명서"로 대신하겠다. 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 성명서를 공감하며 전적으로 지지한다." 그래서 이 성명서를 복사해서 지난주일 미사 때 우리 천주교 신자들에게 나눠드렸다. 저는 개신교 목사님들과 만나서 화상경마장에 관한 사업의 심각성에 대해서 단 한 번도 같이 논의한 적은 없지만 목사님들이 연합하여 발표하신 반대 성명서가 우리 금산군이 추구해야 할 생명과 행복에 대한 예수님의 복음적 요구를 잘 드러내고 있다고 확신한다. 전했다.

그래서 현재 금산군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화상경마장 사업계획에 대한 반대 이유와 간절한 바람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 "생명의 고향 미래의 땅" 이란 금산군청 청사에 내건 표어대로 정말 금산이 생명의 고향 미래의 땅이 되도록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인가? 이 사업은 이미 충남의 다른 지역 홍성, 예산, 당진, 보령, 논산 등지에서 반대에 부딪혀 거둔 사업이다. 뿐만 아니라 대전 월평동에서도 그 피해가 너무나 심각하여 쫓겨나는 사업이다. 왜 그런 화상경마장 사업을 레저 테마파크 등으로 포장하여 거짓말하고 있는가?

금산군에 묻고 싶다. 장외발매소라고 이름 붙인 화상경마장의 폐악을 금산군청에서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금산군민에게 알린 적이 있느냐? 며 통계에 따르면 경주마가 직접 뛰며 경기하는 경마장의 중독률은 약 30%이지만 게임방처럼 실내에 꾸며진 화상경마장의 중독률은 약 70%라고 한다. 더 말할 것도 없이 한 명이 중독되면 가정이 깨지는 것은 뻔하고 가족이 망가진다. 그 파급효과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또 테마파크와 화상경마장이 들어오면 지역경제가 좋아진다며 여러 가지 말을 많이 하지만 그와는 달리 지역경제는 더 망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간곡히 권고하고 싶다 이제라도 용기 있게 이 잘못된 사업을 거둘 수는 없는 것이냐? 고 물었다.
 
둘째, 하느님께서 주신 자연이야말로 우리 미래의 경쟁력이다. 하느님께서 금산에 주신 인삼이 곧 돈이고 생명력이고 미래다. 시대가 갈수록 사람들은 자연 자체를 누리고 싶어 한다. 금산군에서도 일본 관광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금산성당 신자들 사이에서도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분들이 많이 있다. 반일감정이 심한데도 왜? 일본 관광을 다녀오는 걸까? 한마디로 자연 때문이다. 쾌적한 자연환경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받으며 편안하게 쉬고 싶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

그러므로 자연 자체가 아름다운 금산이 이제 개발 좀 그만하고 관광도시로 다시 태어나면 안 되겠느냐? 고 말했다. 현재 금산군에서 추진하려고 하고 있는 레저 테마파크 및 화상경마장 사업은 이런 측면으로 볼 때 사양길 사업이 아닌가 생각한다. 며 만약 테마파크 사업이 계획한 대로 잘 안 됐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이며 누가 책임지는 것이냐? 고 물었다.

셋째, 금산군청 청사에 내걸려 있는 "금산 전통 인삼농업 세계 중요 농업유산 등재"라는 현수막 문구대로 금산군이 금산인삼을 세계화하는데 앞장서야 하는 것 아니냐? 인삼은 약이 될 수도 있고 건강식품도 되는 참 보기 드문 하느님이 내려주신 보물 중에 보물이라고 확신한다. 제가 4년 전 금산성당에 부임하기 전까지는 몸이 허약해서 안식년까지 해야만 했다. 대전에 있을 때는 특별한 병이 없는 데에도 몸이 심각하게 안 좋아서 오랫동안 서서 미사를 드릴 수없을 정도로 힘든 상태였다. 그러나 금산으로 온 이후 건강을 되찾았고 인삼의 효능을 제대로 봤다. 고 말했다.

또 "옛날 일본은 조선 인삼을 구입하기 위해 화폐개혁과 인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전용화폐를 따로 만들어 통용할 정도로 불로장생 영약으로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 바로 금산인삼이다." 그동안 시대가 변했지만 인삼의 인기는 아직도 여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곳에서 인삼이 나오고 있지만 금산에서 재배된 금종(금산토종인삼)이라고 하면 물어보지도 않고 산다고 들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되듯이 앞으로 금산인삼은 잘 가꾸고 거둬야 한다고 본다. 만약에 일본에 이러한 인삼이 있었더라면 아마도 세계를 장악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고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국내는 물론 전 세계가 약효를 인정하는 금산인삼이라는 금싸라기를 놓아두고 단순히 경제적 이익만을 내세운 채 화상경마장 같은 엉뚱한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금산군이 금종인삼에 사활을 걸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세계적 보물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까지 갖고 있던 서로 좋지 않은 감정과 위화감도 다 내려놓고 2019년이 금수강산이 새로 태어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금산군청에 걸려 있는 신경림의 시 "이 땅의 빛이 금산에서"를 낭독한 뒤 강론을 마쳤다.

이날 시국미사에 참여한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마태오 신부는 "화상경마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백해무익이 딱 맞는 말"이라며 " 화상경마장을 레저시설이라고 하진 않는다. 성경에 귀신이 들어가 물에 빠져 죽은 돼지떼에 비유했다. 또 대전 월평동은 20여 년 전에 들어온 화상경마장으로 인해 도시가 황폐화되다시피 했다며 절대로 금산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시설로 다른 곳으로 보내는 게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아예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월평동에서도 지역 주민들의 힘으로 몰아냈다며 금산군에서도 군민들이 힘을 합쳐 꼭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원섭 금산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대책위원장은 "화상경마도박장 반대 미사를 봉헌하여주신 김명환 신부님과 대전교구 김용태 정의평화위원장 마태오 신부님을 비롯한 미사에 참여해주신 금산 성당 신도님들과 함께 해주신 지역주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욕심으로 인한 사악한 도박장을 놓고 오직 결자해지 할 분은 금산군수 단 한분뿐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미사가 군 책임자에게 잘 전달되어서 애향심을 갖고 이제 그만 내려놓겠다는 간단한 말 한마디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상경마장 유치 찬반 논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후유증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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