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가장 무서운 병 치매(癡呆), 남의 일이 아니다!
[칼럼] 가장 무서운 병 치매(癡呆), 남의 일이 아니다!
  • 임 솔
  • 승인 2017.12.05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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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브니엘 요양원, 복지타운 원장 박진하


이 글 제목을 ‘병 중 가장 무서운 병 치매’라고 한 이유가 있습니다.

제가 복지 현장에서 20년이 넘도록 종사하면서 여러 환자들을 다 겪어 본 결과 경험적으로 그렇게 판단한 것입니다.왜냐하면, 치매에 걸리면 일생동안 고생하고 수고하며 쌓아 온 모든 것이 일시에 무너진다고 보면 정확합니다.

그런데 치매라는 병의 모습(증상)은 각양각색이며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어떤 분들은 치매라는 병에 대해 정확한 판단조차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즉 치매라면 대가 어르신들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일반적인 지적 능력도 멀쩡해 보이고 가족도 알아보고 사리도 분별하지만 어느 한 부분으로 정신적 문제가 생겨나는 경우들인데 예를 들면, 다른 것을 멀쩡한데 며느리에게 꽂혀서 어느 날 부터 갑자기 ‘저 년이 내 돈을 훔쳐갔다’고 생떼를 쓰면서 괴롭히기 시작하는데 그야말로 사람 미치고 환장할 노릇인 것입니다.

엊그제도 82세 된 한 할머님이 아들과 딸, 며느리 등에 의해 우리 요양원에 입원하셨는데 외모도 참 깔끔하시고 대화를 해 보면 전혀 이상을 못 느끼겠는데 바로 그 며느리를 너무 괴롭히다 보니 효자 아들이 눈물을 머금고 어머님을 요양원에 모시고 온 것입니다.

치매 증세를 보면,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지만 현재는 기억하는 유형도 있고 반대로 과거는 다 기억하는데 현재가 전혀 입력되지 않는 유형도 있습니다. 또 일상생활 하는데는 거의 문제가 없지만, 어느 특정인에 꽂혀서 타인을 괴롭히는 경우와 남은 괴롭히지 않지만 거의 정신이 없으셔서 대소변을 실수하시고 벽에 칠하는 유형 등 다양합니다.
문제는 치매는 절대로 나아지거나 회복되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고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 나타나는 공통점은 사람도, 사물도, 사리도 전혀 분별하지 못하고 보행도 못하시는 최악의 경우에 이른다는 것인데, 정직하게 표현하면 ‘사람 같지 않다’라고 하면 정확하겠습니다. 오죽하면 치매로 오래 고생하는 어르신들의 자녀분들의 소망은 어서 빨리 우리 부모님이 돌아가 주셨으면 좋겠다는 불효막심(?)한 생각까지 하겠습니까마는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이 병을 병중에 가장 무서운 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치매를 영어로는 “디멘샤”(dementia)라고 하고 우리 옛말로는 노망(老妄) 혹은 망령(妄靈)이라고 합니다. 영어 “dementia”는 라틴어의 de(아래로)와 mens(정신)에서 나온 단어로, 말 그대로 ‘정신적 추락’을 의미합니다.

옛날에는 노망 혹은 망령이라고 하던 것을 왜 치매라고 했을까요? 우리가 옛날 청소부를 환경미화원으로 그 명칭을 바꾸고 정신분열증(정신병)을 ‘조현병’(調絃病)으로 바꾼 이유들은 그 단어의 어감들이 주는 부정적인 뜻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이 주로 걸리는 노망 혹은 망령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정적 의미를 수정해 보고자 하는 의미에서 치매라고 했지만 사실은 치매라는 단어도 알고 보면 노망이나 망령보다 더 부정적인 뜻을 담고 있습니다.

‘치매’라는 단어도 한자로 ‘어리석을 치(癡)’에 ‘어리석을 매(?)’인데 그대로 옮기면 ‘어리석고 또 어리석은’이라는 뜻이 됩니다.‘노망’이 ‘늙어서 잊어버리는 병’이란 뜻이고, ‘망령’이 ‘영(靈)을 잊는 병’이란 뜻이기에 사실은 뜻을 보면 치매보다 나은 것입니다. 그러나 어쨌든 2011년 3월에 대한의사협회가 그 명칭을 치매로 바꾼 이후에 우리 사회에는 ‘치매’라는 병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이 치매라는 병의 무서움이 우리 앞에 도사리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문제는 치매가 온 후의 대책이나 정책, 사회 복지 시설 증가 등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사회복지 전문가인 내가 오랜 경험으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치매 후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치매를 예방하는 전문적이고도 체계적인 제도 시행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치매는 뇌의 신경세포가 대부분 손상돼 장애가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정신계 질환이며, 노인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납니다.
 

한 조사에선 65~74세의 사람 중에서 3%, 75~84세는 19%, 85세 이상은 거의 절반이 치매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65세 이전 혹은 50대에도 치매가 생기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치매를 알츠하이머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는 1906년 독일 신경 병리학자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Alois Alzheimer, 1864~1915)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된 병이기 때문에 알츠하이머의 이름을 딴 것입니다. 치매는 진행성이며 시간이 흐르면 정신적인 문제 뿐 아리라 몸의 균형감각까지 쇠퇴하게 돼 보행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겨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매 초기에는 가족들도 ‘늙으셨으니 건망증이 심해지셨구나’라는 정도로 이해를 하기 때문에 대개 요양원이나 병원에 입원하실 때에는 이미 초기를 지나 중증 단계에 접어든 경우가 허다한 것입니다.
 

치매는 노인인구 중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앓고 있으며, 점점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발생할 확률이 점점 높아집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17년 8월 말 현재 우리나라 주민등록인구는 5,175만3,820명이며 이 가운데 65세 이상이 전체의 14.02%인 725만7,288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이 14%로 우리나라는 유엔이 정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을 뿐 아니라, 이 속도라면 초고령 사회인 20%도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치매인구는 2015년 노인인구 6,624,000명 중 치매노인은 648,000명으로 치매 유병률이 9.8%이나 분당서울대병원의 2012년 치매 유병률 조사에 따르면 2017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는 72만5천명, 유병률은 10.2%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로 보면 우리나라 65세 노인 10명 중 1명꼴로 ‘치매’라는 것이며 우리나라 치매환자가 12분마다 1명꼴로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매 20년마다 치매인구 약 2배씩 증가하고 있다는 결론이기도 합니다. 급속도로 빨라지는 고령화에 치매 환자의 수도 급격히 늘고 있는 실정으로 이에 대한 국가가 주도한 구체적이고도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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