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자발성을 높이려면
[칼럼] 자발성을 높이려면
  • 임 솔
  • 승인 2017.12.05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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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원중학교장 황성서


지난 11.6(월)자 본보에 게재한 ‘자발성의 힘’에 이어서 자발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같은 직장 생활을 할 때 어떤 직원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만 하지만 어떤 직원은 자기 업무를 잘 처리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무실 화분에 물을 주거나 공용 책꽂이를 정리하는 등 주변을 쾌적하게 하고 다른 동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추가로 한다. 사람들은 후자에게 더 호감을 갖는다.

어느 회사의 사무실에서 복사기가 고장이 났을 때 직원들은 여러 형태로 반응한다. 복사기가 고쳐질 때까지 다른 사무실 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복사기를 고쳐보려다 안 되면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복사기가 안 고쳐지면 복사기 옆에 붙은 A/S회사에 전화해서 수리를 요청하고 고장의 원인을 파악하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담당 업무와 처한 상황에 따라 반응이 달라지겠지만 회사원이 매번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인다면 가장 마지막 유형의 직원이 회사에 가장 필요한 사람일 것이다.

학교에서 학생들은 특정 교과에 재미를 붙여 수업시간에 집중하고 교과 활동 시간에 활기차게 활동하는 학생이 있고, 모든 교과에 골고루 흥미를 보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교과 시간에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학습에 임한다.

이와 같이 회사의 직원 중에서 호감이 가면서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고, 학교에서 교과 활동에 흥미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은 그 분야에서 자발성이 높은 사람이다. 또한 그 분야에 강한 내적동기를 가지고 있으며 활동 참여 과정에서 행복과 즐거움을 느낀다. 나아가 그 분야에서 타인의 신뢰를 얻고 좋은 실적을 거두게 된다.

그럼 자발성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자발성의 기초가 되는 행동 특성들을 생각해보고 이로부터 자발성을 높이는 방법을 추출해보는 것으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처음으로 생각해 볼 것은 자신의 활동 분야에 대한 관심과 흥미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 흥이 넘치고 그 즐거움이 서로를 만족시키는 행동의 원동력이 된다. 따라서 권력, 지위, 수익, 안정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자신의 흥미가 무엇인지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젊은이들이 흥미를 갖고 도전하는 사업이 있다면, 학생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자 하는 영역이 있다면 적극 지원해주는 것이 큰 의미를 지닌다.

둘째는 따듯한 마음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어려움과 즐거움을 나누고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이타심이 서로를 행복하게 만든다. 따듯한 인간관계는 반죽 속의 누룩처럼 사람과 조직을 크게 만든다고 한다. 경쟁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가리기보다는 함께 승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을 도모 하고, 불가피하게 경쟁을 하더라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상호 발전을 추구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이다.

셋째는 독립심이 높아야 자발성이 높다. 학교 숙제와 주변 문제를 부모가 주도해 해결해주고 먹는 것부터 입는 것까지 관여하다보면 그것은 자녀의 인생이 아니라 부모의 인생이 되며 자녀는 인생의 흥미를 잃게 된다. 나아가 부모의 욕심에 따라 하루 일정과 학원을 정하고 ‘너를 위한 것이니 따르라’고 강요하는 것은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고통을 주는 ‘자녀를 위한 것이 아닌 것’이 된다. 사소한 것부터 본인이 선택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공과 실패를 경험해야 행동에 책임감이 생기고 삶에 대한 의욕이 생긴다. 자녀에 대한 보호와 독립심 형성의 경계를 잘 파악하고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해야 한다.

넷째는 자존감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자발성을 높인다. 타인과 비교하거나 타인의 눈치를 보며 부모나 주변인에게 인정받기를 원한다면 자신의 의사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타인의 생각에 따라 사는 수동적 생활을 할 가능성이 높다. 정신분석학자 이무석은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공감 능력도 높다.’고 했다. 공감능력을 통해 주변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 격려하면서 난제를 헤쳐 나가고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다섯째는 사회적 학습을 통해 자발성을 배운다. 사람은 모방을 통해 생활양식을 배우고 문화를 익힌다. 나아가 사고방식과 이념, 감정 등의 전이가 나타난다. 부부가 서로 닮아가는 것, 시집살이나 폭력성의 대물림 사례 등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주변 사람들의 습성이 자기도 모르게 몸에 밴다. ‘맹모삼천지교’가 가장 대표적인 교훈이다. 자발성이 높은 사람이 주변에 많을수록 자발성이 높아지는 것이 자명하다. 부모가 책을 읽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마지막으로 주인의식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내가 내 삶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자기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원동력이 된다. 마찬가지로 ‘내 가족’이라는 의식이 가족 구성원에 대한 사랑을 키우고 서로를 존중하게 만든다. ‘내 직장’이라는 의식이 동료들을 화목하게 하고 회사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우리 국민들이 ‘내 나라’라는 의식을 이어왔기에 수많은 외침과 국난을 이겨내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견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자발성을 높이기 위한 요소들을 살펴보았다. 자발성의 발현은 개개인의 행복감을 높게 하고 사회 구성원간의 연결 고리를 강하게 해 사회적 생산력을 향상시킨다. 많은 사람들이 자발성을 높여 더욱 행복한 삶을 영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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