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 스템에듀케이션랩 원장
4차 산업혁명의 ‘4차’라는 말은 1차부터 3차까지가 이미 존재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을 말하기에 앞서 그 이전의 혁명을 설명해야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를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혁명(Revolution)이라 함은 이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변화를 말한다. 산업혁명은 생산 기술의 변화와 그에 따른 사회 조직의 큰 변화를 가져오며 사람의 삶까지도 엄청나게 변화시켰다.
먼저 18세기 화석연료를 사용한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한 1차 기계화혁명은 사람의 노동을 기계가 대신하게 했다. 사람은 편해졌고 기계가 일하므로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에너지를 기반으로 하여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공장을 가능케 했다. 대량생산으로 대규모 일자리가 생겨났다. 3차 산업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 기반으로 지식정보의 혁명으로 정보화시대라고 불린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이 말은 제조업이 핵심 산업인 독일에서 처음 사용되다가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언급되면서 본격적으로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이는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새로운 산업 시대를 대표하는 용어로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3차 산업혁명에서 한층 더 전진된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융합’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가 학자마다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이를 준비하는 나라들과 기업들의 노력, 개발자들의 연구를 통하여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혁명의 범위는 너무 광범위해서 논해야 할 것들이 많으며 4차 산업혁명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그 설명이 다양해진다. 필자는 곧 다가올 미래,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변화의 측면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기계의 능력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인터넷 상에 머물러 있었던 정보는 현실 세계에 적용되고 있다. 즉 가상의 세계(디지털)와 현실의 세계(아날로그)의 만남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 인공신경망에 관한 최초의 연구 발표는 1943년에 대중에게 알려졌다.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지만 74년 전부터 이미 연구되었고 최근에는 삶의 현장에 사용되고 있다. 앞으로도 학자들의 이론이 현실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최근 들어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졌음을 실감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하드웨어(기계)의 고성능화에 있다. 인공지능은 ‘자료’가 있을 때 사용가치가 있게 된다. 세상에는 많은 정보가 있고 이 정보를 누가 선점하고 어떻게 가공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서 기업의 가치와 매출의 증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은 몇 몇 가지의 기술이 모여져 나타나는 혁명이 아니다. 최근 들어서 ‘융합(融合)’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을 한다. ‘융(融)’의 한자 뜻은 ‘녹다, 녹이다, 서로 뜻이 맞아 좋은 상태가 되다’이다. 즉 융합이라는 말은 ‘다른 종류의 것이 녹아서 서로 구별이 없이 하나로 합하여지거나 그렇게 만들어 진 것’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의 정의를 이 ‘융합’이라는 말에서 찾을 수 있다.
혁명은 삶을 윤택하게 한다
4차 산업혁명 안에는 많은 기술들이 존재한다. 심지어 하드웨어만이 아닌 그 기계를 의미 있게 움직이게 하는 인문학적인 소견도 포함이 된다. 즉 일부분의 혁명이 아닌 사람의 삶 전체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어떠한 변화가 있을 것인지, 정의는 어떻게 내려야 맞는 것인지... 고민이다. 과거를 돌아보고 산업혁명을 정의내리기는 쉽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정의하기에는 난해한 점이 존재한다.
다시 융합이라는 관점에서 조금 더 서술을 해보겠다. 우리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 지금도 엄청난 기능이 많고 대부분은 그 기능들을 다 쓰지도 못하고 있다. 개인마다 주로 사용하는 기능만 반복적으로 사용할 뿐, 그 외에는 어떤 기능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지니고 다닌다. 이 스마트폰을 더욱 편리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이고 기술이다. 곧 시판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는 ‘필름처럼 감기거나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은 여러 가지 불편함을 해소하게 될 것이다. 현재는 스마트폰이 너무 무겁고 떨어뜨리면 파손의 위험도 높다. 두루마리처럼 롤로 말리거나 접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이러한 기기가 사물인터넷과 연결이 된다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가 매일 입고 다니는 옷에 이 기기를 무선으로 자동으로 연결하면 신체의 상태를 센서로 체크해서 기기에 저장한다. 그리고 그 모든 자료는 클라우드(인터넷 저장 공간)에 저장이 되고 축적이 되어서 건강 상태와 삶의 패턴을 분석해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병이 나고 문제가 생겨야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먹는 습관과 맥박, 운동량, 수면 상태, 자신의 대화 내용 등이 인공지능에 의해서 분석되어서 병에 걸리기 전에 위험성이 있는 부분을 미리 안내한다면 엄청난 의료비 절감 효과가 일어날 것이다. 사물인터넷은 사물과 사물이 연결되어 스스로 작동한다. 가정의 모든 가전제품, 컴퓨터, 자동차 등이 사용자의 편의에 맞게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삶을 가져다준다
4차 산업혁명은 이처럼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지만 동시에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사물인터넷의 사용은 해킹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으며 개인의 모든 정보가 어떤 장소에 저장되어 있기에 불안한 점이 있다. 그래서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안되고 있다. 금융과 사물인터넷의 해킹으로부터 중요한 자산과 자료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로 ‘블록체인(Block chain)’이 있다. 이 기술은 금융기관을 통하지 않고 국적과 관계없이 돈을 송금할 수 있게 해준다. 단지 송금하는 일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현재는 금융기관의 보안과 관리 감독 속에서 금융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개인 간의 거래를 한다면 더 위험하지 않을까?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은 하나의 장소에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사용자의 컴퓨터에 자료를 저장하고 10분마다 자료를 갱신하게 된다. 즉 해킹을 하려면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모든 컴퓨터의 장부를 고쳐야만 하기에 현실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면 4차 산업혁명은 더욱 빠르게 정보를 주고받고 안전한 금융거래와 새로운 IT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게 된다.
개인 정보 보안과 사물인터넷의 해킹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현실화 된다면 사람은 다방면에서 편리한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투표를 하기 위해서 꼭 투표소에 가지 않아도 된다. 어느 장소에 있더라도 편리하게 투표가 가능해진다. 또한 환전의 불편함과 높은 수수료의 지급이 없이도 한국에서 아프리카에 있는 소년소녀 가장에게 실시간으로 기부를 할 수도 있다. 상점에서 원하는 상품을 고른 후 계산을 위해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물건을 가지고 나오기만 해도 자동으로 인식하고 알아서 결제를 해준다.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를 즐기자
어떤 이에게 ‘변화’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처럼 즐거운 설레임을 가져다 주지만, 어떤 이에게는 뭔가 생소한 것을 배우고 준비해야 하는 ‘귀찮은 일’로 여겨진다. 현재의 시간은 계속 흘러서 과거가 되어버리고 미래의 시간은 어김없이 다가온다. 어차피 우리 앞에 다가오는 새로운 세계! 두려워하는 대신 예측하고 준비한다면 기술이 제공하는 편리함을 적극적으로 누리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변화는 낯설고 불안한 면도 있지만 정확한 지식이 있다면 불안감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로 삼을 수 있게 된다. 사람이란 존재가 강한 것 같지만 유약한 면도 있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준비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의 특별한 몇 개의 기술이 아닌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녹아서 하나가 되어 나타나는 혁명이다. 그래서 더욱 특별한 것 같다. 겨울이 오기 전에 월동 준비를 하면 따뜻한 연말연시를 보낼 수 있듯이 세상을 놀랍도록 변화시킬 새로운 시대의 도래를 미리 알아보고 준비한다면 4차 산업혁명 가운데 우리의 삶은 재앙이 아니라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