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원국 중 발병률 1위, 결핵에 대하여
OECD 회원국 중 발병률 1위, 결핵에 대하여
  • 임 솔
  • 승인 2018.01.31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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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브니엘 요양원 원장 박진하



한 달 전 저 아래 지방 거제라는 먼 곳에서 아는 지인 한 분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통영에 연세 많은 어려운 환자 한 분이 있는데 어디 계실 데가 마땅치 않아 도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직원 두 명이 먼 곳까지 가서 거 어르신을 모시고 왔는데 80대 어르신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마치 서울역 노숙자를 보는 것같이 온 몸이 엉망이었습니다. 그런데 외모 뿐 아니라 몸은 너무 말라 있었고 영양 결핍으로 보일 정도였고 산소포화도가 너무 낮아 생명이 위험했습니다.

병원 응급실에 모시고 갔더니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합니다. 그만큼 위급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어르신들 다시 인근 큰 병원으로 모시고 갔는데 그로부터 중환자실에서 거의 2주 이상을 계셔야 했습니다.

가족이라고는 50대 후반의 딸이 한 분이 있는데 그 분도 어려서 아버님에게 학대를 받아 아버지로부터 트라우마가 있는 분이었고 정신도 온전치 못해 내가 거의 보호자 역할을 할 수 밖에 없었고 2주 만에 퇴원해 우리 요양원 근처의 한 요양병원에 모셨는데 아뿔싸...이 분에게서 결핵이 발견된 것입니다.


결핵! 이게 도대체 무슨 병인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후진국 병으로 알고 있는 이 병이 현재 OECD 회원국 중 대한민국이 1위라는 놀라운 사실입니다. 대한 결핵협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결핵환자는 3만9245명에 달하며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또한 2014년 2305명, 2015년 2209명, 2016년 2186명으로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닙니다.

일단 결핵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전염성 질병이며 기침, 재채기 등 환자와 접촉 시 쉽게 결핵이 옮길 수 있습니다. 즉 전염경로가 다양하며 공기 중 전염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매우 광범위한 전염성을 가집니다.

결핵은 무조건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잠복기를 거쳐서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발병하게 되기 때문에 무서운 병입니다. 우리 요양원에서 가끔 결핵 환자가 나타나는데 결핵으로 판명되면 무조건 격리 조치를 해야 하고 케어 하기도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요양 보호사는 직원들조차 그 격리된 환자를 돌보는 일을 선뜻 나서지 않기 때문에 결핵에 걸리면 참으로 난처해집니다. 이 어르신도 결핵으로 판명되자 입원 중인 요양 병원에서 당장 모시고 가라는 것입니다.

주변 몇몆 병원을 알아 봤으나 이 어르신들 받으려는 병원이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어르신은 이미 큰 병원에서 코에 튜브도 들어가지 않아 배에 시술을 해 peg튜브를 통해 식사도 제공하는 터라 중환자인데도 거기에 전염성 높은 결핵까지 결렸으니 당연히 원만한 병원에서조차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안성에 잘 아는 병원 원장님께 특별 부탁해 겨우 1인실에 개인간병사를 쓰는 조건으로 어르신을 천신만고 끝에 모시게 됐는데 간병사를 구하니 하루 9만원의 일당을 준다고 해도 아무도 오질 않아서 할 수 없이 우리 교회 한 자매에게 부탁해 겨우 해결했고, 현재 3일째 힘겨운 시간들을 보내며 어르신은 삶과 죽음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결핵이라는 병은 조기 발견 시에는 약물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전반적인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각종 합병증이 나타나 사망까지 이를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감염되면 폐뿐만 아니라 뇌와 신장 등이 망가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면역력이 저하된 노인이나 어린아이, 간질환이나 만성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 발병할 확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언제 발병할지 모를 잠복돼 있는 결핵입니다. 잠복결핵은 몸속에 들어온 결핵균이 몸의 방어면역체계에 의해 결핵으로 진행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몸 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균이 활동하지 않기 때문에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잠복결핵 감염률은 33% 수준으로 이는 세계 평균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미국 4.2% 대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언젠가 결핵 발생 위험을 안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인 것입니다.

결핵증상의 가장 대표적인 것은 바로 발열과 기침을 수반하게 되는데 결핵초기증상은 마른기침을 하다가 점점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게 되는데 별다른 증상 없이 2주 이상 지속이 되면 결핵을 의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다 점점 심해지면 객혈을 하게 되며 나아가 체중감소와 발열 그리고 심하면 호흡곤란까지 오게 됩니다. 따라서 결핵초기증상이 의심되면 바로 병원에 내원해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결핵 예방법은 없을까?

첫째, 우리가 사는 방이나 근무하는 사무실 등의 공기를 자주 환기 시켜야합니다. 둘째, BCG(결핵예방주사) 주사를 생후 4개월 이내에 맞는 것입니다. 셋째, 결핵 초기 증상이 나타날 때 곧바로 인근 보건소나 병원을 찾아 가야 합니다. 넷째, 평소에 사람들이 있는 곳 등에서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결핵이 없는 건강한 개인, 가정, 사회,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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