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풍샘의 교육칼럼2] 학교의 봄은 누가 찾아올 것인가?
[생풍샘의 교육칼럼2] 학교의 봄은 누가 찾아올 것인가?
  • 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 승인 2020.04.01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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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교육부는 높고도 멀다. 코로나19 정국 속 연이은 탁상공론의 테이블 위에는 학생들은 없어 보인다. 정작 보살핌과 교육적 배려가 필요한 취약 학생들에 대한 사려 깊은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해마다 3,4월의 교육 전선은 지금의 의료 전선 이상으로 긴급하고 중대하다는 것을 잠시 망각한 듯하다.

현재, 공교육이라는 거대한 항공모함은 그저 조류에 밀려 표류할 뿐이다. 그 와중에 교사들은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잣대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신학년 신학기 새로운 만남으로 훈훈 했을 학교의 봄은 누가 빼앗아갔는가. 싸늘해진 교육 현장은 어떻게 다시 봄을 찾아올 수 있을까?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해야 하는 반면, 교육 현장은 교육적 거리 좁히기에 힘써야 한다. 교육의 성패는 학생과 교사, 교사와 학부모 간의 관계 형성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 교육의 동력은 교육부 지침에 있지 않다. 선생님들의 열정과 진정성, 숭고한 헌신과 따스한 가슴에 있다.

정상적인 수업활동은 못하더라도 전화 방문이나 가정방문은 가능하다. 학생들의 형편을 살피고, 부모와도 아이에 대해 보다 깊이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다. 온라인 개학을 위한 전산망 구축보다 교육적 관계망 구축이 더 긴요하다. 그런 노력이야말로 아직 봄이 오지 않은 공교육 현장과 국민들의 마음에 봄을 찾아 줄 수 있다. 선생님들이 나설 때이다.

어느 초등학생의 4학년 봄날, 예기치 않은 담임 선생님의 가정방문은 한 아이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아이의 이름을 부르시며 방문을 열어 제치신 분이 바로 낯설기만 했던 담임 선생님이었다. 그 순간 “선생님”이라는 존재는 마음의 빗장을 부수어버렸다. 참 거칠고도 따뜻한 만남이었다. 그것이 필자의 어린 시절 잊을 수 없는 선생님, 따뜻한 봄에 대한 기억이다.

교육부는 멀어도 선생님은 가깝다. 행정은 차가워도 선생님은 봄기운처럼 따스하다. 겨우내 꽃망울을 튀우기를 숙명처럼 기다리는 우리 아이들은 지금 봄을 기다리고 있다. 그나마 급식을 통해 실하게 먹었던 점심도 제대로 못 먹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누군가가 와서 봄꽃을 품듯 따스하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 주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아이들이 있다.

교육부는, 학교는, 선생님은 부디 내려가서 만나고 품어주기를, 빼앗긴 봄을 찾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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