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풍샘의 교육칼럼3] 온라인 학습을 넘어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기대한다
[생풍샘의 교육칼럼3] 온라인 학습을 넘어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기대한다
  • 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 승인 2020.04.0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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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박한배 별무리교육연구소장

현재 세계 165개 이상 국가의 학교가 휴업 중이다. 대상은 약 15억 명의 학생, 전 세계 학생의 90%에 달한다. 3차 등교 연기와 4월 9일 순차적 온라인 개학에 대한 교육부의 발표 후 학교 현장은 또 다른 몸살을 앓고 있다. 이에 따른 정보화 환경 구축, 교사 역량 개발은 발등의 불이다.

물론, 이 난국은 발 빠른 대처와 집단 지성의 발휘, 그리고 아이들의 고통 분담으로 진정될 것이고 초고속 인터넷망과 기술력, 축적된 부는 그것을 가능케 할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에 더디기만 한 대한민국의 교육을 생각하면 여전히 가슴이 답답하다. 형식의 변화는 빠르나 정신의 변화는 멀기만 하다.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의 아이들을 가르친다.”라는 말은 격언처럼 우리들 주변을 맴돌기만 한다. 2008년 방한한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의 뼈아픈 지적,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공장 노동자를 생산하는 19세기에 머물러 있다.”는 말은 잊혀진지 오래다. 언제까지 획일성과 관리 중심의 교육 정책을 펼칠 것인가.

2019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이후 11년 째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이다. 절반이 성적 때문이다. 중고등학생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우울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5%의 학생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 정도의 우울증을 앓고 있다. 국민 1인당 소득 3만 불 시대, 최상의 의료복지 시대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은 왜,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고 우울해야 하는가?

대한민국 지성과 지도층들은 교육을 통해 무엇을 꿈꾸는가? 천문학적 규모의 교육 예산은 어떤 교육을 양산하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미래를 꿈꾸게 하는가? 온라인 개학을 위해 유래 없는 규모의 비용이 긴급 지출되고, 전국 교사 중 유능한 정보화 교사 1만 명이 소집되어 커뮤니티를 이루었다는 소식이 자랑처럼 들려온다.

반면, 대한민국 교육의 근본적 변화를 시도하는 담론은 찾아보기 힘들다. 오늘도 학업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학생들의 죽음은 고요하게 외면되어야 하는가. 여전히, 코로나 19로 수시, 정시, 생활기록부의 영향을 논하는 매체와 지면은 늘어나도 대한민국의 미래와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담보하는 교육의 변화를 논하는 담론은 희귀하기만 하다.

솔개는 40년을 살아 몸이 무거워지면 바위에 부리를 쪼아 새 부리가 나게 한다. 그 부리로 발톱과 깃털을 뽑아내 새로운 모습으로 창공을 날아오른다. 그리고 30년을 더 산다고 한다. 입시 경쟁과 관료주의, 성공지향과 이기주의의 부리를 누가 쪼아 낼 수 있는가. 보다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교육의 변화는 언제쯤 기대할 수 있을까.

새로운 부리, 새로운 발톱, 새로운 깃털로 하늘을 나는 대한민국의 교육, 그리고 그 속에서 행복하게 배우고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의 미소를 그려본다.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솔개의 지혜를 실천하는 교육정책가가 그립다. 얕고 발 빠른 교육의 변화를 넘어 깊고 따스한, 때로는 절박한 교육의 변화를 열망한다. 이에 대한 혜안 가득한 국민들의 마음과 목소리를 간절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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