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유사(風聞遺事)-19
풍문유사(風聞遺事)-19
  • 임 솔
  • 승인 2018.02.27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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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안 남일우체국장



예로부터 남일면은 유림(儒林)의 고장이라 불렸다. 해마다 인삼축제 때면 유림(儒林)의 고장이라는 것을 앞에 내세워 대회에 참가를 하는데 이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에 유림의 고장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금은 폐교가 돼 건물만 덩그러니 있는 금일초등학교 앞에 조선시대 소론의 영수인 명제 윤증선생님의 비석이 있는데 이는 윤증선생이 경신환국(庚申換局) 후 남인을 처벌하는 데 있어서 온건론을 주장하는 소론의 영수가 돼 강경 처벌을 주장하는 송시열의 노론과 싸웠고 1683년(숙종 9년) 임금의 부름으로 과천까지 왔으나 나량좌의 집에서 박세채에게 3대 명분론을 제시하고 귀향했다.

이후에도 사헌부 대사헌(司憲府大司憲) 등에 제수됐지만 역시 나아가지 않았으며 후학 양성과 교육에 힘을 쏟을 때 남일면에 있는 음대리에 와서 후학을 양성했고 그것을 기리기 위해 비석이 세워져 있는 것이다.

아마 그 당시 윤증선생을 따르는 유생들이 많아서 그렇게 이름 붙여진 것이라고 본다. 그러면 그 유림의 고장에서의 지금의 남일면은 어떠한가. 지난 호에서도 잠시 이야기 했지만 사사학교와 별무리학교가 들어서서 미래의 이 나라를 이끌어갈 동량(棟梁)을 양성하고 있고 특히 사사학교의 전겸도 교장선생님의 교육철학이 하도 훌륭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사학교와는 설립 초부터 알게 됐고 일반 대안학교와는 다른 대안학교라는 것을 알았는데 하루는 사사학교로 초대를 받아 방문을 했다. 그 자리에서 교장선생은 혹 금산주위에 도자기를 굽는 곳이 있는가를 물어보았다.

"국장님 혹 주위에 도자기 굽는 곳이 있는지요."

"금산에는 없고요 목사리재 넘어가 무주안성에 가면은 제가 아시는 분이 폐교된 학교를 무주군에서 매입을 해 훌륭한 도자기선생을 초빙을 해 그곳에 도자기학교를 세운 곳이 있지요 그리고 도자기학교 교장선생님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무주군에서는 폐교된 초등학교를 매입해 도자기 굽는 분을 초대를 해 모든 시설을 무료로 임대를 해 줄 터이니 이곳에 훌륭한 도자기학교를 세워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도자기에 유명한 선생을 초빙을 했던 것이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언제 시간이 나시면 저를 그곳에 안내를 해주실 수 있는지요"

"예 할 수 있지요. 교장선생님께서 시간이 나는 대로 연락을 주세요."

그렇게 이야기 하고 그날은 헤어졌는데 난 교장선생님이 왜 도자기학교를 안내를 해달라고 하는지가 궁금했다. 며칠이 지나 연락이 와서 함께 무주안성에 있는 도자기 학교를 가게 됐다.

"국장님 제 차로 갑시다. 교감선생도 같이 동행을 하니 그렇게 합시다."

교감선생님은 교장선생님의 부인이었다. 부부가 같이 학교를 설립해 운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 그렇게 하지요"

교장선생님의 차를 타고 목사리고개를 넘어 가면서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다.

"교장선생님 왜 도자기 학교를 가시려고 하는지요.

"아 그것 말입니까 제가 왜 도자기학교를 가보려고 하면은 도자기를 빚는 것이 어쩌면 제 교육철학과 같기 때문입니다"

"교육철학과 같다는 말씀이신지요."

"예 그렇습니다. 난 우리 아이들을 도자기 빚듯이 사랑하고 아끼면서 교육을 시키고 있습니다"

"도자기 빚듯이 교육을 시키신다고요?"

"아이들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아이가 어디 있습니까. 저 아이들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내재돼 있고요 우리는 그들을 하나하나 소중하게 다루어 하나의 고려청자를 빚듯이 다루고 아끼고 사랑하고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아, 존경스럽습니다. 교장선생님."

그렇게 이야기 하시는 교장선생님은 나보다 그리 나이를 많은 것이 아니었기에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이 나이에 무엇을 했고 하려고 하는지를 생각하니 참으로 부끄러워지는 것이었다.

"저 아이들은 미래의 지도자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학교를 잊지를 못할 것입니다 학교를 잊지를 못하면 사사학교가 있는 이 마을도 잊지를 못할 것이고요…."
교장선생님의 마음에서 옛날 윤증 선생이 음대리에 와서 후학을 양성하는 생각이 났다. 330여 년 전 윤증 선생이 남긴 유산을 교장선생님 같으신 분이 또 앞으로 삼백년 이상을 이어가 유림의 고장의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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