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유사(風聞遺事)-33
풍문유사(風聞遺事)-33
  • 임 솔
  • 승인 2018.06.19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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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안 남일우체국장



"제가 금산에 돌아올 때 생각을 했지요 글을 쓰는 사람으로 고향에 대한 것을 어떻게 쓸 것이냐를 생각했지요. 그런데 금강은 다른 사람들이 좋은 글을 써놓았고 진악산에 대해 쓰자니 청양 칠갑산을 넘을 수 없을 것 같아 충청도 땅끝 재 이 솔재에다 초점을 맞췄지요. 그래서 솔재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을 했지요"

"뭐, 솔재에 관한 더 다른 이야기는 없는지요. 항상 산행을 하면서 국장님의 이야기는 무지한 우리를 눈뜨게 하시는 것이 항상 고맙지요""뭐 그렇게 까지 이야기를 하면 제가 쑥스럽지요"

"아녀요, 항상 산행 때마다 그 산에 대한 이야기나 전설을 이야기 해주시니 우리로서는 아주 좋지요." "6.25때 딘소장이 음대리에서 한 보름동안 머물다 이 고개를 넘어 남으로 내려갔지요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이 고개를 넘어 정천면 쪽으로 가다가 정천면에서 인민군에게 체포가 됐지요. 사실 딘소장이 음대리에서 보름간 머문 시간은 지금도 한국이든 미국에서든 행방불명의 시간으로 보고 있지요. 음대리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딘소장이 숨어 있던 집이 있었는데 허물어져 버렸지요. 만약에 딘소장의 후손들이 알았다면 어쩌면 좋은 자리로 보전을 할 수도 있을 터인데...아깝죠.""아 솔재가 그런 사연이 있는 재였군요."

"우리가 우리의 산하를 모르면 누가 안답니까. 가까운 곳부터 알고 가야된다고 저는 생각을 하지요. 산도 그렇습니다. 우리 급산은 거의가 산으로 이루어져있지요. 저 진악산으로부터 충남에서는 제일 높은 서대산 그리고 남한의 금강산이라고 부를 만큼 저 대둔산 그리고 우리가 지금 올라가고 있는 갈미봉을 한번 보세요. 북으로 펼쳐지는 이 용담댐의 아름다움 남으로 펼쳐지는 봉황천 자락에 펼쳐지는 우리 남일면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모두들 감탄을 한다. "맞아요, 맞아.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는 잊고 살았으니 앞으로 산악회가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정상에 올랐다가 조금 내려가니 정자가 하나 있었다. "이 높은 곳에 정자를 지어서 우리를 쉬게 하는군요.

그러나 그 정자는 관리가 되지를 않아서 곳곳이 부서져 있었다. "에이 이것이 무슨 짓이야 아무도 이용하는 사람도 없는 곳에 정자를 짓는 건 돈 낭비지 낭비." "그래도 이것을 지어놓아 우리가 이렇게 쉴 수가 있는 것 아닌가요." "얼마나 이용한다고, 이건 분명 돈 낭비라고."

어찌됐든 지간에 우리는 지금 점심을 먹으려고 이곳에 올라왔으니 즐겁게 점심을 먹고 즐깁시다. 누가 낭비를 했든 뭐 했든 지간에 우리는 마음껏 이 행복을 누리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맞아요, 맞아."

각자 집에서 싸온 반찬을 풀어놓자 진수성찬이다. 서로들 자기 반찬을 먹어보라고 권하는 것이 꼭 초등학교 때 소풍 온 기분이다. 항상 추억은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것이다. 추억이 추는 장점이 그런 것이다 사람들이 추억 속으로 빠져 들어가면 현실의 어려움이라든지 힘들었던 것들은 금세 잊어버린다. 이것이 추억이 추는 기쁨이라고 할 수가 있다.
점심을 먹고 조금 앉아 있다가 솔재쪽으로 내려오는데 바위절벽이 아주 장관이다. 이런 바위절벽을 암벽 타는 코스로 개발을 하면 좋겠다는 사람도 있고 뭐하려고 그런 것을 개발하느냐는 사람도 있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솔재에 도착했다.

"자 밑에 대기하고 있는 차에 목사리에 차를 둔 기사님들이 타고 가서 차를 가지고 와서 일행을 데리고 가는 것으로 합시다." "산행이 끝나고 지소유천당에 가서 차 한 잔 마시고 해산하는 것으로 하지요."

지소유천당에 와서 짐을 내리고 차 한 잔을 대접한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일행이 열댓 명이 되다보니 찻잔이 부족해서 대충 이것저것 챙겨서 작설차 맛을 보게 했다.

처음으로 차를 마서보는 회원도 있었기에 이게 무슨 맛이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차 맛을 음미해 가면서 마시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게 어디 격식을 차리고 마실 수 있는 자리가 아닌지라 그런대로 또 다른 멋이 있었다.

"저 회장님 다음 산행은 어디로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는 잘 모르니까 국장님이 정해봐요. 우리는 그저 하자는 대로 할 테니까." "아니 그래도 모두들 좋다는 곳으로 가야지요. 나 혼자 독단적으로 정하는 것은 조금 그렇죠."

"어차피 국장님이 진행을 하셨으니 그렇게 하면 좋겠네요. 여러분 어때요?" "그렇게 해요. 우리는 가자면 가는 사람들이니 그렇게 해요" "그럼 다음 산행은 진악산을 올라가 봅시다. 진악산도 금산에서는 명산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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