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치 현수막, 금산의 거리는 광고판이 아니다
최근 금산군 주요 교차로와 도로변에는 중앙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경쟁적으로 게시되고 있다. 선거 기간도 아닌 상황에서 특정 인물의 이름과 구호가 난간과 가로수를 가득 채우고 있다. 문제는 단순한 미관 훼손이 아니다. 법의 형평성과 공공질서의 문제다.
일반 시민은 지정 게시대에 수수료를 내고 현수막을 건다. 규정을 어기면 즉시 철거된다. 그러나 정치 현수막은 정당 소속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관대하게 적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동일한 법 아래 다른 잣대가 작동하는 셈이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광고물 설치 시 허가·신고 절차를 따르도록 하고, 도시 미관과 안전을 위해 지자체가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당 현수막 역시 예외적 허용일 뿐, 무제한 게시를 의미하지 않는다. 특히 교차로 인근이나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위치는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
금산은 인구 5만 남짓의 공동체다. 도시의 질서는 곧 주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다. 교차로 시야를 가리는 대형 현수막, 강풍에 찢긴 채 방치된 정치 구호는 지역의 품격을 떨어뜨린다. 철거 비용과 행정력 낭비는 결국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더 큰 문제는 중앙 정치인들의 행태다. 지역 기반 없이 현수막만 걸어 존재감을 알리는 방식은 책임 정치와 거리가 멀다. 금산은 정치 홍보장이 아니다. 주민의 일상이 우선되어야 한다.
해법은 분명하다. 정치 현수막도 전면 지정게시대 사용을 의무화하고, 게시 수량과 기간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위반 시 즉시 철거와 비용 본인 부담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법은 권력이 클수록 더 엄격해야 한다.
정치는 특권이 아니라 책임이다.
현수막의 숫자가 신뢰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원칙을 지키는 태도가 가장 강력한 정치 홍보다.
금산의 거리는 광고판이 아니라 주민의 삶의 공간이다.
법은 누구에게나 같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