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금산인삼시장은 인삼문화의 뿌리이자 살아 있는 유산이다
박인군 칼럼니스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심사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사실이 아니다. 그 문화가 오늘날에도 공동체의 삶 속에서 전승되고 있으며, 미래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그런 점에서 금산인삼축제와 금산세계인삼엑스포,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는 인삼문화의 지속성과 공동체 참여를 보여주는 소중한 기반이다.
그러나 축제와 국제행사의 뿌리에는 금산인삼시장이 있다. 금산은 약 1,500년의 인삼 재배 역사를 간직한 고장이고, 중도1리 건삼전길과 하옥1리 시장 일대는 생산자와 상인, 소비자가 만났던 대표적인 인삼 유통 거점이다. 인삼 보부상들은 무거운 인삼 보따리를 짊어지고 전국을 누비며 시장을 개척했다. 그렇게 벌어들인 돈으로 가족의 생계를 잇고 자녀를 공부시켰다. 이들의 발걸음은 단순한 장사가 아니라 금산인삼의 명성과 유통망을 전국으로 확산시킨 생활문화였다.
수삼 거래에서 출발한 시장은 건삼과 홍삼, 다양한 가공제품의 생산으로 영역을 넓혔다. 인삼 씨앗시장도 농민과 종자상, 유통업자가 지식과 경험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번성했다. 이곳에는 재배기술뿐 아니라 씨앗을 고르는 안목, 인삼을 말리고 저장하는 방법, 가격을 정하고 거래하는 관행, 상인들의 신뢰와 공동체 정신이 축적돼 있다.
오늘날 금산인삼축제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시장과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축제가 인삼문화를 보여주는 무대라면, 전통시장은 그 문화를 낳고 지켜온 삶의 현장이다. 따라서 유네스코 등재 과정에서는 축제와 엑스포뿐 아니라 건삼전길과 하옥리 시장, 씨앗시장, 보부상과 상인들의 기록까지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보존해야 한다. 금산인삼시장은 과거의 흔적이 아니라 지금도 이어지는 ‘살아 있는 인삼문화’의 뿌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