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213억 도시재생의 흔적과 건삼전1길, 금산인삼 산업 전화위복 결정적 마중물로
지방소멸과 원도심 침체의 위기 속에서 수백억 원의 혈세가 투입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전국적으로 집행되었다. 사업 구역마다 어두웠던 골목길은 몰라보게 깨끗해졌고, 벽면에는 아기자기한 벽화와 안내판이 내걸렸다. 그러나 사업 마감 시한이 지나고 국비 지원이 끊긴 전국 수많은 도시재생 현장은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하드웨어 시설만 덩그러니 남은 채 사람의 온기가 사라진 거리, 내실 있는 운영 소프트웨어가 부재한 공간은 결국 '밑 빠진 독에 물붓기'였다는 차가운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전국 500여 곳 이상에서 50조 원 규모의 대대적인 뉴딜사업이 펼쳐졌지만, 국비 지원 종료 후 스스로 자생하며 지역 경제를 살려낸 성공 사례는 10~15% 미만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통탄할 만한 진단이다. 외형을 바꾸는 공사에는 거액을 쏟아부었지만, 공간을 지속 가능하게 채워나갈 지역 고유의 콘텐츠와 사후 관리 체계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13억 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의 흔적이 새겨진 금산읍 건삼전길 일대 역시 이대로 잊히는 미완의 잔재로 남아야 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건삼전1길은 전국 그 어느 뉴딜사업지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이고 압도적인 역사적 자산을 품고 있는 공간이다. 이곳은 단순한 '시골 골목'이 아니라, 전국으로 인삼과 인삼 씨앗을 공급하며 대한민국 인삼 유통을 호령했던 삼전(蔘田)의 뿌리이자 역사적 거점이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완성도 높게 성실히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이제 단순한 골목 정비를 넘어 '건삼전1길 금산 인삼 역사·문화 복원 사업'으로의 과감하고 세심한 정체성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삼센터와 인삼약초시장이 단순한 인삼 거래와 구매의 장소라면, 건삼전1길은 금산 인삼 1,500년의 역사와 전통 유통 문화, 상인들의 삶과 추억을 오롯이 체험하고 소비할 수 있는 '체류형 역사 문화 관광의 중심축'으로 거듭나야 한다.
구체적으로 건삼전1길을 중심으로 인삼 씨전·건삼전의 역사 박물관과 레트로 문화거리, 스토리텔링 보행로를 유기적으로 완성해 나가야 한다. 방문객들이 골목을 걸으며 인삼 산업의 뿌리를 배우고, 마을기록관과 거점 카페에서 지역 특화 인삼 제품을 즐기며 체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건삼전1길의 역사 복원이 완결된다면, 이는 단순히 골목 하나를 살리는 것을 넘어 정체되어 있는 금산 인삼 산업 전체의 품격을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하는 결정적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중대한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바로 행정 기관의 뜨거운 열정과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다. 국비 지원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행정의 관심과 역할마저 끝나서는 안 된다. 주민과 상인들의 자발적 노력만으로는 사후 관리 예산 확보와 전문적인 마케팅의 벽을 넘기 힘들다. 지자체는 도시재생 부서에만 일을 맡겨둘 것이 아니라 문화관광, 인삼약초, 지역경제 부서를 아우르는 전담 추진 T/F를 구성하고, 사후 관리 및 콘텐츠 활성화를 뒷받침할 조례와 지속 가능한 운용 예산을 조속히 확보해야 한다.
213억 원이라는 소중한 예산이 투입된 이러한 사업은 금산의 미래가 걸린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지역적 과제이다. 귀한 혈세로 다져놓은 터전 위에 지역의 역사적 혼과 실질적인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일, 행정 기관이 열정으로 앞장서고 지역사회가 지혜를 모을 때 건삼전1길은 '밑 빠진 독'이라는 우려를 씻어내고 '금산 인삼 산업 부활과 지역 재도약의 찬란한 마중물'로 반드시 성공을 이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