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단순한 발언을 넘어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울이게 하는 힘을 지닌다. 국가적 위기나 정치적 혼란기일수록 국민이 시선 끝에 대통령을 두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근 치러진 6·3 지방선거를 둘러싼 선관위의 파행과 행정적 공정성 논란 속에서 정국은 유례없는 폭풍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선거 책임자인 선관위원장이 물러난 이후 책임 있는 수습책이나 명확한 후속 조치가 보이지 않아 국민적 피로감과 불안은 최고조에 달했다.
더욱이 대통령의 오랜 해외 순방 일정으로 인해 국내 통치 리더십의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국의 엄중함을 감안할 때, 타국에서라도 자국민을 향해 혼란을 수습하고 안심시킬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가 전해지지 않는 점은 못내 아쉽다. 지도자의 부재와 침묵이 길어질수록 여야의 대립은 더욱 첨예해지고, 국정을 책임져야 할 총리 지명자의 입지는 가시방석처럼 난처해질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민심을 어루만지고 꽉 막힌 정국의 실타래를 풀 현명한 시국 해법이 간절한 시점이다.
정치적 난국을 헤쳐 나갈 선물 같은 해법은 멀리 있지 않다. 결국 최고 지도자가 보여주는 진솔한 소통과 포용의 자세에서 시작된다.
선거를 통해 표출된 엄중한 민심의 향배를 겸허히 수용하고, 선거 관리 제도의 공정성을 재확립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
아울러 여야 갈등의 한복판에서 중심을 잡고 오직 국민의 삶을 챙기겠다는 실용적인 국정 쇄신의 메시지를 던질 때, 비로소 요동치던 국민의 마음도 정부를 향해 긍정적으로 기울어질 것이다.
정치의 종착지는 언제나 국민의 마음이며, 그 마음을 여는 열쇠는 지도자의 진정성 어린 말 한마디에 있다.
대통령이 귀국하는 대로 진영 논리를 넘어 거국적인 지혜를 발휘하고, 청와대와 내각이 함께 책임 정치의 본령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새로 지명된 총리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주면서도 야당과의 소통 창구를 넓히는 포용의 리더십이 절실하다.
최고 지도자가 민의를 두렵게 살피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현명한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 정치가 갈등을 넘어 대타협의 길로 나아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