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천내리 골프장 조성 추진 이력에 주민·환경단체 의혹 제기도
충남 금산군 제원면 자지산(일명 성재산) 일대에서 대규모 벌목이 진행되면서 산사태와 경관 훼손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과거 이 일대에서 골프장 조성 사업이 추진됐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벌목이 골프장 개발을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벌목현장은 자지산 능선과 사면 곳곳에서 넓은 면적의 수목이 제거된 모습이 확인된다. 벌목지는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벌목 이후 드러난 토사와 급경사지가 집중호우 때 토사 유출이나 산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산군 담당자는 벌목 허가가 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골프장 개발과의 연관성은 부인했다. 군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번 벌목은 벌기령에 도달한 나무를 제거하고 경제성 있는 수종으로 바꾸기 위한 수종 갱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벌목 이후에는 관련 법령에 따라 3년 이내 조림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벌목 면적에 대해서는 구역별로 허가가 나뉘어 있어 정확한 합계 면적을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허가가 이뤄졌으며, 구역 면적과 실제 벌채 면적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벌채 면적은 내부 검토를 거쳐 다시 확인해 주겠다고 밝혔다.
이번 벌목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 추진됐던 골프장 조성 사업과 맞물리면서 커지고 있다. 금산군은 2021년 문정우 군수 재임 당시 ㈜태흥레저개발과 행정지원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제원면 천내리 822-1번지 일원 101만3,842㎡ 규모의 부지에 약 1000억 원을 들여 18홀 골프장과 숙박시설, 주차장, 관광휴양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후 지방선거에서 군수가 재선에 실패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진척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은 당시에도 골프장 조성에 따른 농약과 비점오염원 유출, 금강 상류 수질오염, 수생태계 훼손, 야간 조명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 교통량 증가, 배수로 설치에 따른 하천 범람, 생활권 침해 등을 우려하며 개선책을 요구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대청호 상류의 수질 보호 측면에서도 자지산 일대의 개발과 토사 유출 가능성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세종·천안 등 충청권 주민들의 식수원과 연결되는 금강 수계인 만큼 산림 훼손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토사와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벌목지 가운데 경사가 급한 지역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급경사지에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경우 절토와 성토로 지형이 바뀌면서 토양 침식과 지표 유출량이 증가할 수 있다. 집중호우가 발생하면 토석류와 산사태, 하류 지역의 배수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현재 확인된 자료만으로 이번 벌목이 골프장 조성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금산군 역시 벌목 허가와 골프장 개발 사업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양자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벌목 자체는 관련 인허가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문화재 관련 사항도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이 일대는 국가유산영향 지표조사에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토기편과 자기편, 기와편 등 생활 흔적이 다수 발견돼 매장유산 유존지역으로 알려졌다. 또 자지산(성재산) 8부 능선에는 백제산성으로 추정되는 축성 일부가 남아 있으며, 임진왜란 전적지로 알려져 있어 벌목지 일대가 매장유산 관련 보호·조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금산군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당 문화재 관련 사항은 벌목 허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돼 벌목이 진행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지산 일대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산림과 농경지가 맞닿아 있는 지역이다. 현장사진에서도 산림으로 이어진 능선 한가운데 넓은 벌목지가 형성된 모습이 확인된다. 벌목지 아래로는 도로와 하천, 농경지가 자리하고 있어 집중호우 때 토사 유출이 발생할 경우 하류 지역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금산군은 천내리 관광휴양단지 조성사업의 걸림돌로 지목된 환경부 소유 토지인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산6-7번지와 산6-8번지의 사용 승인을 받기 위해 제원지역 마을 이장들을 통해 주민 탄원서를 받아 환경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토지의 사용 승인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모으는 절차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의 핵심은 벌목 허가의 적법성 여부뿐 아니라 실제 벌목 면적과 향후 조림 계획, 급경사지의 재해 위험, 문화유산 보호 여부, 그리고 과거 추진된 골프장 사업과의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확인이다. 금산군이 전체 벌목 면적과 조림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현장 안전성과 환경 영향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