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권력은 법 위에 설 수 없다
[발행인칼럼] 권력은 법 위에 설 수 없다
  • 장성수 발행인
  • 승인 2026.10.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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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수 발행인
장성수 발행인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공수처 수사를 제한하는 방향의 공수처법 개편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국회의원 수사금지법’은 아니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을 조정하고,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를 다른 수사기관이 맡도록 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분명하다.

“권력을 가진 사람을 누가 수사할 것인가.”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이 있다.

“그 수사기관은 권력으로부터 독립돼 있는가.”

공수처는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에 대한 수사 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넘길 경우 고위공직자에 대한 독립수사와 권력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개편을 추진하는 쪽에서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 수사기관 간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제도 개편 자체를 반대할 이유는 없다. 어떤 국가기관도 성역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편의 결과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누구의 수사도 받지 않는 구조가 돼서는 안 된다. 수사기관의 간판만 바뀌고 권력에 대한 독립성이 약해져서도 안 된다.

헌법이 말하는 ‘법 앞의 평등’은 국민에게만 요구되는 원칙이 아니다.

권력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대통령도 법 앞에 서야 한다. 국회의원도 법 앞에 서야 한다. 수사기관을 만드는 정치권 역시 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특히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수사 체계를 바꾸는 문제라면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

입법권은 특권이 아니다. 국민이 맡긴 권한이다.

오늘의 여당이 만든 법은 내일의 야당에도 적용된다. 오늘의 대통령에게 적용되는 원칙은 다음 대통령에게도 적용돼야 한다.

그래서 정치권이 제도를 바꿀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이 법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적용돼도 받아들일 수 있는가.”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제도라면 권력 견제 장치로서 신뢰받기 어렵다.

법치주의의 진짜 시험대는 힘없는 사람에게 법을 적용할 때가 아니다.

힘 있는 사람에게도 같은 법을 적용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치권이 국민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려면 먼저 자신들에게도 예외 없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

권력은 국민에게서 위임받은 것이다.

권력은 법 위에 설 수 없다.

이 원칙만큼은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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