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당의 일방통행보다 여야 협치, 규제보다 국민의 재산권 보호가 우선돼야
국태민안(國泰民安)은 나라가 평안하고 국민이 편안하다는 뜻이다. 정부가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정치 구호가 아니다. 물가가 안정되고, 장사가 잘되고, 일자리가 늘어나며, 성실하게 일하면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는 나라다.
그렇다면 지금 이재명 정부는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있는가.
국정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민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민생경제 회복은 더디고, 정치권의 갈등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특히 국회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야당과 충분히 협의하지 않은 채 주요 법안을 추진하면서 국회 운영의 균형과 협치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최근 논란이 된 특별검사법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과거 검찰의 조작수사·조작기소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 수사 대상에 포함된 만큼 수사의 공정성과 이해충돌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의혹은 반드시 밝혀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은 누구에게나 공정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유리한 수사도, 불리한 수사도 있어서는 안 된다.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국회 역시 다수당의 의석수만으로 운영돼서는 안 된다. 다수결은 민주주의의 원칙이지만 소수 의견을 무시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여당은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야당도 반대를 넘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는 대립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에서 출발한다.
민생경제도 걱정이다. 국민에게 중요한 것은 정부가 발표하는 경제성장률보다 장바구니 물가와 생활비, 일자리와 가계소득이다. 자영업자는 손님이 줄어 걱정이고, 청년들은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 서민들은 높아진 생활비와 주거비에 부담을 느낀다.
정부는 보여주기식 경제정책보다 국민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을 줄이고, 청년 일자리를 늘리며, 기업이 투자하고 고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가 살아나야 국민의 삶도 나아질 수 있다.
농지 전수조사도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농지 투기를 막고 농지를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모든 농지 소유자를 투기꾼처럼 바라봐서는 안 된다.
농촌에는 고령이나 질병, 노동력 부족 등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어려운 사람도 많다. 상속받은 농지를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이런 사정을 충분히 살피지 않고 일률적으로 처분을 요구한다면 선량한 농민과 소유자가 재산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불법 투기는 엄정하게 단속하되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국민에게는 충분한 소명 기회와 합리적인 구제 절차를 제공해야 한다. 농지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민의 삶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일 역시 중요하다.
이제 정부가 달라져야 한다.
첫째, 정치적 현안보다 민생을 우선해야 한다. 국민의 생활과 관계없는 정쟁에 국정의 에너지를 쏟기보다 물가 안정과 일자리, 소상공인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둘째, 여야가 대화하고 협력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 다수당은 힘으로 밀어붙이기보다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야당 역시 국정의 동반자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셋째, 국민의 재산권과 생업을 보호해야 한다. 좋은 정책도 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으면 국민에게 부담이 된다. 정책을 만들 때부터 국민의 의견을 듣고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넷째, 대통령은 지지층을 넘어 모든 국민을 아우르는 통합의 정치를 해야 한다.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반대 의견을 배척하지 않고 국정에 반영하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국민은 정치권의 승패에 관심을 두기보다 자신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란다. 대통령이 누구인지, 여당이 몇 석을 차지했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다.
정부의 성공은 야당을 얼마나 제압했느냐로 평가받지 않는다. 국민이 얼마나 편안하게 살고, 경제적으로 얼마나 안정됐으며, 미래에 얼마나 희망을 품게 됐느냐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정부가 국민을 위한 정부로 기억되려면 권력보다 책임을, 정쟁보다 민생을, 독주보다 협치를 앞세워야 한다.
국민이 편안해야 나라가 평안하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부, 반대편을 배척하는 정부가 아니라 모든 국민을 품는 정부가 돼야 한다. 그것이 국태민안의 참뜻이며 국민이 바라는 정부의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