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운아! 물렀거라~
액운아! 물렀거라~
  • 장성수 기자
  • 승인 2019.02.20 2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금산군 제원면 바리실 마을의 특별한 정월 대보름...
바리실 마을 주민들이 달집속에 의료폐기물 반대현수막을 넣고 불을 붙히고 있다.
바리실 마을 주민들이 달집속에 의료폐기물 승소현수막을 넣고 불을 붙히고 있다.

19일, 우리 고유의 세시풍속인 정월 대보름을 맞아 금산군 제원면 명곡2리(이장 최광수) 바리실마을에서는 특별한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날 주민들은 벌겋게 타오르는 달집 불속에 "병원폐기물 소각장 송소"라고 적인 현수막을 함께 태우며 앞으로는 마을에 좋은 일만 생기도록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빌었다.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달집불길이 시뻘겋게 타오르고 있다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달집불길이 시뻘겋게 타오르고 있다

이 마을이 어느 때보다도 특별한 정월 대보름을 맞이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4년 전 바리실 마을 바로 뒤쪽에 하루 48톤을 소각 처리할 수 있는 의료폐기물 소각장 허가 문제로 사업자와 2014년부터 힘겨운 싸움 끝에 최근 대법원에서 승소 판결로 법정다툼이 종지부를 찍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바리실 주민들은 마을 바로 뒤쪽에 들어오려는 의료폐기물 소각장은 마을 안위와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였기에 한 발짝도 뒤로 물러서거나 양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절박했다. 당장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들어오면 땀 흘려 일궈온 문전옥답을 버리고 조상 대대로 살아온 정든 마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궁지에 몰려 있는 주민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정치에 이용하고 그것도 모자라 마을 주민들이 마치 사업자와 뒤로 손을 잡은 것처럼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온갖 음해로 지역 사회에 오해를 불러일키게 했다. 

또한 맹목적으로 따르는 일부 동조자들까지 합세해 악성루머를 퍼뜨렸다. 하지만 당장 의료폐기물 소각장이 마을 가까이 들어오면 가장 큰 피해는 바리실 주민들의 몫이 될것이 뻔하기에 수모와 시련을 참고 견딜 수밖에 없었다.

이 일을 겪은 후로 마을 주민들의 결속력이 더욱 단단해졌다. 최광수 이장을 비롯한 마을 지도자들을 구심점으로 한마음 한뜻이 되어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사업계획을 구상을 하고 있다.

이날 대보름 행사는 마을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 윷놀이 등 전통놀이와 마을 부녀회에서 준비한 보름음식을 나누며 모처럼 즐겁고 흥겨운 한 때를 보냈다. 오후에는 달집을 태우며 액운을 멀리 내쫓고 마을 발전과 풍년을 기원했다. 비 온 뒤 땅이 더 단단해지듯 앞으로 바리실 마을이 이번 일을 계기로 마을 주민 모두가 더욱더 화합하고 협력하여 금산에서 일등 마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금산군 제원면에 위치하고 있는 바리실 마을은 금산군 사과재배 면적의 약 52%를 차지하고 있는 사과 주산지이다. 특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는 맛과 당도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