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정원 숲 속학교, “금산여고” 공부가 즐거워요~
아름다운 정원 숲 속학교, “금산여고” 공부가 즐거워요~
  • 장성수 기자
  • 승인 2023.06.09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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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을 단순한 연병장 기능에서 꿈과 감성을 키우는 '학습정원’으로 변화 시도

학교 정원 가꾸기를 통해 학생들의 꿈과 감성을 일깨우고 인성교육의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는 학교가 있다. 

바로 충남 금산읍 시내에 위치해 있는 금산여자고등학교(교장 백승경)다. 1957년 개교한 금산여자고등학교는 1만 5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로 인성과 지성을 겸비한 차세대 리더 육성을 교육목표로 하고 있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자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풍경화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눈에 들어온다. 다른 학교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학교라기보다는 마치 도심 속 공원에 온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정원학교가 되기까지는 학교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의 수고와 흘린 땀이 있었다. 특히 이 학교에 근무하고 있는 금산 출신 손성훈 선생님을 비롯한 지완하, 송성중 선생님 등이 주축이 되어 맨땅에 헤딩하듯 십시일반 돈을 보태고 지인들로부터 꽃과 나무를 기부받아 가며 10여 년 전부터 정원을 꾸미기 시작했다. 

선생님들의 이러한 수고와 노력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와 동문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나둘 학교 정원 꾸미기에 동참하면서 기부와 지원이 이어져 조금씩 조금씩 꽃과 나무를 심으며 면적을 늘려나갔다. 

그러다가 충남도 행복공감학교 사업 공모에 선정돼 4년 동안 매년 5000여 만원 씩 지원받아 야외학습장과 정자 등을 짓고 갖가지 꽃과 나무를 식재하면서 현재의 모습이 갖춰졌다. 또 지난해는 금산군청에서 "학교 명상 숲" 조성사업에 선정돼 6000만 원을 지원받아 학습정원을 조성하는데 썼다.

현재 금산여고 학교 정원에 심겨 있는 꽃과 나무는 약 3만 본으로 나무 60여 종에 300본을 포함해 초화류 및 목화류 등 꽃종류 160여 종으로 종류도 다양하다. 여기에다가 봄철에는 약 3000본의 수선화 꽃이 피면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이외에도 마가렛, 꽃무릎, 구절초, 백합, 장미 등을 심어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도록 조성했다. 

쉬는 시간을 이용해 산책 중 만난 학생들은 “교문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꽃 향기와 싱그러운 나무가 하루를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어 좋다”며 “점심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 쉬는 시간에도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숲 속 정원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곤 한다면서 숲 속에서 나오는 상큼한 공기를 맡고 있으면 공부하면서 받은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풀리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윤서 학생은 "답답한 공간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공부하니까 학습능률이 더 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 또 3학년 이윤정 학생은 "친구들하고 점심 식사 후 또는 저녁식사 후에 정원을 산책하면서 꽃과 나무를 보는 시간이 기다려지게 된다."라고 말했다. 길다은 학생은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꽃과 나무를 가꾸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데도 선생님들께서 꽃과 나무를 심고 가꿔주셔서 이렇게 아름다운 학교 정원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손성훈 선생님은 학교에 정원을 만들게 된 이유에 대해 "제가 우연히 이 학교에서 4번째 근무를 하게 됐다면서 처음 부임했을 때 학교에 일본이 원산지인 가이즈까향나무로만 뒤덮여 있었다. 우리 학교 교화가 장미꽃이었는데 장미꽃나무가 학교에는 단 한그루가 없어 학교가 너무 삭막하다 싶어서 그때부터 한그루 두 그루씩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저와 뜻을 같이 했던 지완하 선생님과 송성중 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20여 년 가까이 힘을 보태 나무를 심었는데 우리 학교에 심겨 있는 나무의 약 80%는 금산분들께서 기증해 주시고 기부하셔서 조성된 숲이라고 보시면 된다면서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에는 아름다운 정원만큼 좋은 학습환경이 없을 것 같아서 학교 운동장 구석부터 꽃과 나무를 심게됐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학교 정원을 꾸미게 된 것은 2011년 경 학교 수목 교체부터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학교 정원이 조성된 뒤부터 학생들이 얼굴표정이 매우 밝아졌고 정서적인 안정도가 높다 보니 학교생활만족도 역시 도내에서 최고 수준이다. 또 학습능력 향상으로 입시성적도 명문고 수준으로 올랐다."라고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교육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도 현저히 감소돼 금산여고에서는 최근 5년 동안 완벽하게 학교폭력사건이 발생하지 않은 학교가 됐다. 

재학생들도 우리 학교정원을 많이 자랑스러워하고 있다면서 점심시간 또는 쉬는 시간에도 숲을 산책하며 식물들을 관찰하고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고 선생님들 역시 수업에 많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성훈 선생님은 금산시내에도 아름다운 정원이 많이 조성됐으면 좋겠다면서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주말에 금산분들께서 오셔서 꽃구경하시고 힐링도 하시면서 학교 정원을 많이 이용하셨으면 한다. 이와 함께 우리 학교 정원이 학생들에게 쉼터공간과 좋은 자연학습의 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2023년 신축학교의 경우 기본적으로 학교 숲을 조성하도록 했다. 기존의 획일적인 대운동장을 실외공간과 연결해 다양한 기능의 학습정원으로 가꿀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학교의 야외 공간은 연병장 개념이 아니라 풍부한 학습 환경을 제공해 실내에서 배울 수 있는 내용을 확장하고 심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학교의 야외 공간은 단순히 스포츠 공간뿐만 아니라 놀이와 스포츠 이외의 다양한 신체적 활동도 포괄하는 장소이자 사교의 장소, 보다 다양한 야외 활동의 공간으로 패러다임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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