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울리는 농어촌공사, 수문개방으로 인한 농작물 침수피해 나 몰라라?
농심 울리는 농어촌공사, 수문개방으로 인한 농작물 침수피해 나 몰라라?
  • 장성수 기자
  • 승인 2023.11.29 23: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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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 수문 잘못 열어 인근 생지황밭 500여 평 물에 잠기고 농경지 유실... 인재 주장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저수지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수문 개방으로 수로가 넘쳐 인근에 있는 농경지 일부가 물에 잠겨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산사태까지 발생해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제대로된 피해조사나 피해보상은커녕 피해농가에서 직접 피해를 입증하라며 배짱 행정으로 일관해 농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농업요 수로에서 물이 넘쳐 침수된 생지황 밭
농업용 수로에서 물이 넘쳐 침수된 생지황 밭

사고는 지난 8월 7일경 농어촌공사세종. 금산지사가 관리하고 있는 제원면 동곡저수지에서 지하수로를 이용해 제원면 구억리 일대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농어촌공사 관계자에 말에 의하면 이날 "농업용수 공급용 수문을 열었는데 너무 많은 물을 내려보내 수로가 넘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광경을 목격한 인근 주민들은 이곳에서 넘쳐난 물로 시멘트구조물로 만든 수로 기초가 드러날 정도로 대량의 토사가 유실되면서 수로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 약 500여 평의 생지황밭과 깻잎시설하우스 일부가 물에 잠겼고 이로 인해 약 10미터 높이의 농경지 둑이 유실되는 재산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용수로에서 물이 넘쳐 흙이 유실돼 수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드러나 있다
용수로에서 물이 넘쳐 흙이 유실돼 수로 콘크리트 구조물이 드러나 있다

당연한 피해보상을 기대했던 피해 농가는 농어촌공사에서 일언반구 아무런 조치가 없자 현재 작물 피해보상 및 유실된 농경지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 그러나 농어촌공사 세종. 금산지사 관계자는 수문 개방으로 인해 수로가 넘쳐 농작물 침수는 인정하면서도 생지황밭 피해보상과 농경지 유실 책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생지황밭 피해입증도 농가가 직접근거 자료를 제출해서 보상신청을 해야 한다며 법적소송을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다.

이에 대해 피해 농가에서는 수문 관리를 잘못해 멀쩡한 농사를 망쳐놓고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뒷짐 배짱으로 일관하고 있는 농어촌공사의 행태가 적반하장이라며 분개해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사고 원인이 수문관리를 잘못해서 발생된 피해로 작업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타인의 재산피해에 대해서 고의와 과실책임에 따라 민사소송 이외에도 형사처벌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농어촌공사 세종, 금산지사 관계자는 "2023년 8월 8일 오후 2시 경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수문을 개방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수로에서 물이 넘쳐 인근 생지황밭에 흘러들어 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신고를 받은 농어촌공사 직원이 8월 8일 생지황밭 침수현장을 촬영했으며 밭고랑에 흙탕물이 고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30년 넘게 생지황을 재배하고 있다는 농민 C 씨는 "생지황밭이 침수되면 생육에 지장을 초래해 생산량이 현저히 감소된다면서 식물이 성장하는데 물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갈수기 때 물을 관수하는 것과 침수는 전혀 효과가 다르다." "더구나 여름철 비가 자주 내리는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토양에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물에 잠기면 수분과다로 뿌리가 썩거나 작물이 자라는데 상당한 영향을 줘 수확량 감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농민 C 씨는 "농어촌공사의 수문 개방으로 생지황밭이 침수되면서 그 영향으로 생지황이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해 수확량이 현저히 감소했다."며 "자신의 생지황밭 550평에서 1,120kg(32kg포대×35개)밖에 수확하지 못해 금산지역 평균 수확량에도 못 미친다며 일천만 원 이상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약재배 등 국내에서 가장 많은 생지황을 거래하고 있는 B농협 담당자는 "지역에서 재배되는 생지황 평균 수확량은 2022년~2023년 기준 평당 약 3kg(5근)이며 작황이 좋은 재배 농가에서는 평당 약 10kg(16~17근) 이상도 수확하고 있다." 그러면서 "일반 생지황 재배 농가에서는 평당 약 5kg(7~8근)의 생지황을 수확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농민 C 씨의 주장대로 2022년~2023년 금산지역 평균수확량을 기준으로 계산해 보면 평당 약 3kg로 550평×3kg=1,650kg으로 침수로 인해 생지황이 지역 평균 수확량보다 530kg가량 생산량이 감소된 셈이다. 일반 재배농가 수확량인 평당 5kg로 계산하면 550평×5kg=2,750kg으로 1,630kg의 수확량 감소가 추정된다. 

동곡저수지
동곡저수지

생지황 피해 농가는 이번 침수로 인해 작물 생육에 지장을 초래해 평년작의 절반 정도밖에 수확을 못했다며 작물 피해보상과 함께 수문 개방으로 수로에 물이 넘쳐 유실된 농경지에 대해서도 신속한 원상복구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농어촌 정비와 농업 기반시설 종합관리 등을 맡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수리시설 개보수, 방조제 개보수, 양수장 시설 개선 등 농어촌 용수 관리 △다목적 농촌 용수 개발, 농촌 용수 이용 체계 재편, 배수 개선 등 농어업 생산기반 정비 △맞춤형 농지 지원, 농지연금, 경영이양직불 등 농지은행 △농어촌 지역 개발 등으로 농업 생산성의 증대 및 농어촌의 경제, 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0년 1월 『한국농어촌공사 및 농지관리기금법』에 의해 설립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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