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다!
[기고]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다!
  • 김종학 전 금산군의회 의장
  • 승인 2023.12.25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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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 농민들의 긴 한숨은 뒷전, 밥그릇 싸움만 하는 국회의원님들
김종학 전 금산군의회 의장
김종학 전 금산군의회 의장

2023년 12월, 벼 추곡수매 정부매상가격이 아직까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은 겨울날씨만큼이나 농민들의 마음도 차갑기만 하다. 

이럴진대 국민의 대표라는 국회의원들은 당리당략과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 싸움에만 급급하고 250만 농업인들의 탄식소리는 뒷전이다. 민생과 직결되어 있는 2023년 정부양곡수매가격도 안갯속이다. 

금산군은 지난 11월 중순부터 추곡수매를 시작했지만 지금까지도 수매가격에 대해서는 오리무중이다. 수십 년 전부터 정부양곡수매가격을 국회에서 결정하게 되면서 국회의원들이 농민들의 숨통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매상을 한 지 2개월이 다되었는데 벼 한포대당 고작 3만 원 입금한 게 전부다. 수매가격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니 차액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도 없고 지연이자 역시 받을 길이 없어 그저 막막할 뿐이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는데 선량한 농민들을 더 이상 기망하지 말기 바란다.

현실적인 농업정책을 반영해 달라고 하소연하는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더 이상 내몰지 말기를 호소한다. 

정부 양곡수매현장
정부 양곡수매현장

그동안 농사짓는다고 빌려 쓴 대출원리금과 이자, 농기계값 등 12월 말 상환기일이 코 앞으로 다가오는데 매상가격은 오리무중이고 마을마다 미리 정해놓은 수매할당량 목표치가 있어 더 이상 추가수매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시장에 내다 팔아봐야 생산비도 못 건지는 현실로 망연자실 창고 한편에 쌓아 놓은 매상포대만 바라보고 있는 농민들의 심정은 시커멓게 타들어간다. 

22대 국회의원님들께 부탁드린다. 2024년 새해에는 제발 쌀값 안정을 통해서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었으면 한다. 

60년대 너무나 가난했던 시절, 피죽 한 그릇으로 허기를 채우며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하나로 1000만 농민들이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흙속에 파묻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죽어라 일해온 결과 국민들이 가난과 배고픔에서 겨우 벗어날 수 있는 토대가 되었고 산업화의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대한민국 산업화의 기반이 되었던 농업과 농민들이 시대적 변화로 생산비는커녕 당장 현상유지도 어렵게 돼 이농현상과 농촌인구감소로 이어지면서 지방소멸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또한 앞으로 식량이 무기가 될 수 있는 미래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농업은 식량산업으로서 인간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3대 요소인 의식주 중 하나인 만큼 소홀히 하거나 내팽개쳐 둘 수 있는 상황은 더더욱 아니다. 

농업은 국가 기반산업으로 지원과 개발투자는 필수이며 식량산업은 국가의 안위와 미래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다시 말해 투자대비 수익성과 경제성만을 따질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힘들 때 언제든지 반겨주는 엄마품 같은 농촌을 지키고 있어야 할 우리들의 부모 형제들이 겨울 한파가 휘몰아치는 추운 겨울 도심 길거리에서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시위하는 눈물겨운 모습을 더 이상 보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는 농민들을 길거리로 내몰지 말고 생계보호정책에 적극 앞장서 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김종학 前 금산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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