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과 도시민 잇는 소통의 공간… 시낭송·음악 콘서트로 개관 축하
- 금강 상류의 수려한 풍경 속 쉼과 여유… 인구소멸 위기 농촌에 활력 기대
사람의 발길이 뜸해지고 빈집이 늘어가는 농촌마을에 책과 사람의 온기가 다시 피어나고 있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용화리 강촌마을에 작은도서관서점이 문을 열면서 조용했던 마을에 새로운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활기를 잃어가던 강촌마을에 들어선 ‘강촌마을작은도서관서점’은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주민과 도시민을 잇는 소통의 사랑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책을 매개로 사람들이 찾아오고, 이들의 발길이 마을에 온기를 더하면서 농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강촌마을작은도서관서점을 만든 주인공은 수필작가 박희숙 관장이다. 금산군 제원면이 고향인 박 관장은 세종시에서 세종FM 라디오방송의 ‘세종우먼브런치’ 아나운서로 활동했으며, 세종시인구문화센터장과 국회의원 보좌관, 세종시 홍보특보 등을 지냈다. 오랫동안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이어온 그가 고향 마을에 새로운 문화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박 관장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방치돼 있던 용화마을의 빈집을 얻어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무성하게 자란 잡초를 걷어내고 집을 손수 정비했다. 책을 기증받는 등 하나씩 필요한 것들을 채워 넣으며 개관을 준비했다.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마련한 공간은 마침내 25일 강촌마을작은도서관서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이날 오후 열린 개관식에는 도한호 침례신학대학교 전 총장과 박권하 소설가를 비롯해 박상헌 금산군사회단체협의회장, 이정일 예술총연합회 금산지회장, 배재용 금산문인협회장, 박천교 전 금산동초등학교장, 지역사회단체장과 김옥상 용화리 이장, 양태형 용화리 개발위원장, 마을주민 등 8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1부 개회식은 송소영 금산중앙신협 전무의 사회로 진행됐다. 내빈 소개에 이어 김옥상 용화리 이장이 환영사를 했으며, 도한호 전 총장 등 주요 인사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함께하며 개관의 의미를 나누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했다.
이어진 2부 음악·문학 콘서트에서는 신경희 시낭송가가 ‘별빛이 내리다’와 ‘우체국’을 낭송하고, 박지현 씨가 색소폰 연주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주민들이 참여하는 노래 무대가 더해지면서 마을은 오랜만에 문학과 음악이 어우러진 잔치마당으로 물들었다.
도서관이 문을 연 뒤 달라진 것은 마을 풍경만이 아니다.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늘고 있다. 특히 마을 어르신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어르신들은 도서관에 들러 궁금한 것을 묻고 담소를 나눈다. 때로는 직접 농사지은 상추와 고구마 등 농산물을 건네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박 관장도 어르신들이 찾아올 때마다 차와 간식을 내놓으며 따뜻하게 맞이한다. 친부모를 대하듯 정성을 다하는 그의 모습에서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나누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은 사람에게도 강촌마을작은도서관서점은 특별한 쉼터가 될 수 있다. 창밖으로는 시골 논밭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지고, 가까이에는 금강 상류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강가의 풍경이 어우러진다. 창가에 앉아 책장을 넘기고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보면 분주했던 일상도 잠시 멈춘 듯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도시민에게는 자연 속에서 쉬어가는 공간이지만, 마을주민에게는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거점이다. 도시에서 온 방문객과 마을 어르신이 한 공간에서 만나고, 책과 문화가 그 사이를 잇는다. 강촌마을작은도서관서점은 그렇게 도시와 농촌이 서로를 이해하고 교류하는 가교 역할을 시작했다.
농촌의 인구소멸 위기는 하루아침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사람이 찾아올 이유를 만들고, 주민이 머물며 정을 나눌 공간을 마련하는 일은 마을을 지키는 작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빈집을 고쳐 만든 작은도서관이 지역의 문화와 사람을 연결하고, 외부 방문객의 발길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마을의 불빛이 하나둘 사라지는 시대에 강촌마을작은도서관서점은 책과 사람의 온기로 새로운 불을 밝히고 있다. 이 작은 공간이 주민들에게는 따뜻한 사랑방으로, 도시민에게는 마음을 쉬어가는 쉼터로, 농촌마을에는 다시 사람을 불러 모으는 희망의 거점으로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강촌마을작은도서관서점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누구든 찾아와 창밖에 펼쳐진 농촌 풍경을 바라보며 책과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조용한 시골마을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사람을 부르고, 사람의 발길이 다시 마을의 내일을 밝히는 불씨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