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 청산 곽유지 회장 별세
금산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 청산 곽유지 회장 별세
  • 장성수
  • 승인 2017.12.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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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에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역경 딛고 성공 일궈낸 의지의 한국인



지난 7일 금산 출신 재일교포 사업가 청산 곽유지 회장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서 10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917년 충남 금산 남일면에서 태어난 제일교포 사업가 故 곽유지 회장은 일제강점기 시절 18세(1934년)에 혈혈단신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온갖 역경과 고난을 극복하고 불굴의 의지로 무역, 제조, 관광, 금융 분야에서 많은 기업을 일구어냈다. 특히 곽 회장의 호텔은 일본 황실 땅이었던 자리에 세워져 일본 내에서도 황실 땅을 한국인이 샀다는 이유로 큰 이슈가 됐었다.

곽 회장은 일본의 교토(ANA)호텔, 오카야마 세토 호텔 및 스파 리조트, 한신관광, 긴키 관광, 긴키 산업 신용조합과 한국에선 화진실업 등 수백억 원 규모의 사업체 여러 곳을 이끌고 있다. 큰 재산을 모은 그는 모국에 대한 애정을 기부로 대신했다. 한국에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그중 하나가 신한은행으로 설립 멤버이기도 하다.

늘 조국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던 곽 회장은 일본과 한국에서 큰 사업체들을 운영하면서 장학재단을 만들어 많은 학생들을 도와주고, 고려대학교, 서울대병원 등에 많은 기부를 했다. 생전에 곽유지 회장은 고향 금산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학생들의 독서교육과 문화의 장으로 이용하고 있는 금산 다락원 옆 청산회관은 1983년 건립 기증했다가 건물이 낡자 또다시 자비 35억 원을 금산군에 기증해 재 건축하게 하는 등 고향 발전을 위해 수많은 자선사업을 하였다.

곽 회장은 선진국을 결정짓는 것은 교육과 경제 수준이라며 그동안 상명여대, 진명여고, 경민학원, 고려대, 서울대 등에 많은 장학금을 기부하면서 평소 나눔의 철학을 올곧게 실천했다. 뿐만 아니라 70년대부터 새마을운동을 지원하고 고향과 경찰 발전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헌신해 ‘내무부장관 감사장’과 ‘제1회 금산군민대상’을 받기도 했다. 또한 시조 곽경을 모시는 대덕사를 중건하며 숭조 사업에도 앞장섰다.

1970년대 초에는 한국이 살기 힘들 때라 도둑도 많았다. 그 시절에는 한국 정부 기관에도 오토바이가 몇 대 없어서 도둑잡기가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곽유지 회장은 재일교포 사업가들에게 제안을 해서 힘을 모아 3천8백대의 오토바이를 사서 한국으로 실어 보내 전국 경찰서에 보급했다.

창조적인 삶을 살면서 박애주의자로 봉사의 길을 걷는 곽 회장의 지론이었다. 그는 생전에 “이웃과 함께 공유할 행복의 양을 늘리고 싶다”면서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이 세상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조국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7일 노환으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별세한 故 곽유지 회장은 경기도 용인에 있는 선영에 안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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