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유사(風聞遺事)-12
풍문유사(風聞遺事)-12
  • 임 솔
  • 승인 2017.12.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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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안 남일우체국장


우리고을의 각 읍면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설치가 돼있고 주민자치위원장을 중심으로 해 프로그램을 운영을 하고 있는데 해마다 인원의 문제로 힘들어한다. 읍내만 해도 상당수의 주민이 살고 있어서 주민자치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어려움이 없지만 면단위에서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주민자치위원회 회의를 할 때마다 활성화방안을 이야기를 하지만 별 뾰쪽한 수가 생기질 않는다.

이런 가운데 음대리 마을 어른들로 구성돼있는 어르신댄스가 금년 제7회 주민자치프로그램발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을 했다. 구성원이 우리 면에서 95세로 가장나이가 많으신 이명인 어르신과 87세 85세 할머니가 같이 어르신댄스에 참가를 해서 그야말로 어르신댄스인데 부단한 노력으로 2017년 7회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을 했다.

여기서 음대리 어르신댄스가 대상을 수상한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주민자치회의에서 주민자치프로그램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회의를 할 때 말로만 위원들이 활성화를 하자고 할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를 해서 활성화를 해보자고 토의를 한 적이 있어서 그때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각 읍면에서 주민자치프로그램에 참석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거의가 여성들이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남자들은 개인여가선용을 위해 참석을 하지 않고 여자들은 활발하게 참석을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남녀가 같이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면 남자가 없고 여자가 남장을 하고 남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고을뿐만 아니라 전국공통적인 것 같다.

남자들은 저녁에 거의 술을 마시든지 아니면 골방에 모여 고스톱을 치는 것으로 시간을 거의 보내는데 여자들은 낮에 일을 하고 저녁에 주민자치프로그램을 찾아 배우고 있다. 우리면도 마찬가지고 주민자치위원들도 여자위원들은 노래교실이든지 난타교실이든지 참석을 하고 있는데 남자위원들은 활동을 하는 사람이 나 혼자인 것 같았다. 다른 한 회원이 노래교실에 참석을 하기는 하지만 그것도 드문드문 참석을 하다 보니 참석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꼴이 되고 있다. 그래서 회의 날 건의를 했다.

"위원장님 이렇게 활성화방안에 대해서만 이야기 할 것이 아니라 여기에 나오시는 남자위원들이 프로그램에 참석만 한다면 활성화가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야기 하니 남자위원들이 말이 없다.

"그럼 강제로라도 남자 위원들을 각 프로그램에 참석을 하도록 배치를 할까요."

"그렇게라도 해 우리 위원들이 참석을 한다면 지금같이 어렵게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여자 위원들은 모두 찬성을 하지만 남자위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것은 참석을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무언으로 표시하는 것이다.

"위원장님 제가 어르신댄스에 왜 참석하는지 아십니까?"

"그거야 음대리에 사시니까 뭐 그런 거 아니겠는지요."

"맞습니다, 음대리에 사니까 참석을 하지요. 그런데 저는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의미라니요 그 의미가 무엇인지요."

"예 어르신댄스를 처음 시작을 할 때 남자회원은 저 혼자였지요. 그런데 발표대회 때 남자의 첨석 여부가 점수에 반영이 됐거든요. 복수면과 우리 면이 우승을 다투었는데 우리가 복수한테 졌지요. 그건 복수면이 남가가 5명이 참석해 그 점수 차만큼 우리가 떨어졌지요. 그 후로 남자인원을 보강을 해 현재는 4명이 참석을 하고 있고 그중에 이명인 어르신은 95세로 최고령자가 됐지요."

"그거야 알고 있는 사항이고 왜 참석을 하는지를 이야기 해주세요."

"예 제가 어르신댄스에 참석을 하는 이유는 제가 댄스교실에 나가면 어머니 같으신 분들이 그렇게 좋아하십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모두들 좋아하시고요 제가 참석을 하면은 모두들 좋아하시니 이것이 돈을 들이지 않고 남들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지요. 불교에서 무재칠시(無財七施)라고 있지요. 이것이야 말로 재물 없이 남에게 보시하는 신시(身施)가 아니고 무엇이겠는지요."

아무도 말이 없다. 우리는 이렇게 주위를 돌아보면 얼마든지 재물 없이 보시하는 것이 널려있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하고 사는 것 같다. 한번쯤은 우리가 살면서 주위를 돌아보며 봉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들에게 보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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