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유사(風聞遺事)-14
풍문유사(風聞遺事)-14
  • 임 솔
  • 승인 2018.01.16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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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안 남일우체국장


노자에서 나오는 말이다. 천지불인(天地不仁). 일반적으로 생각을 할 때 천지 즉 자연(自然) 혹은 신(神)을 천지로 본다면 이 말에 어패가 있을 듯하다. 천지가 불인하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은 우리에게 혜택을 주고 신은 우리에게 사랑을 베풀지 아니한가. 그런데 어째서 노자는 천지불인이라고 했는지 생각을 해봐야 할 일이다. 이 말은 천지를 어떻게 해석을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고을의 수장이든 나라의 수장이든 수장이 된 사람을 천지로 보면 수장이 된 사람들의 통치행위를 일컫는 것이라 본다면 우리 인간들이 얼마나 우스운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크게는 나랏님들이 그렇고 작게는 고을 수장들이 그렇다. 자기에게 아부를 떠는 자만 등용을 하고 곁에 두고 자기에게 아부를 떨지 않는 자들은 멀리 내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행위는 자신과 가까이에 있는 사람만 챙기는 꼴이 되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은 멀리하게 돼 적이 생기고 그 적은 상대방을 꺾기위해 매사 그 곳에 매달리기 마련이다. 그러다 상황이 역전이 되면 똑 같은 일을 반복해가면서 행하는 것이 인간들이 갖는 습성인 것이다.

그러나 천지는 어떠한가. 태양은 예쁜 놈 안 예쁜 놈 가리지 않고 골고루 비추고 비바람은 네 편 내 편 없이 적셔주는 것이 자연이 아니겠는가. 폭풍이 일어나고 홍수가 질 때를 보면 더 확실하게 자연 즉 천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 수가 있다.

어디 홍수가 교회를 피해가고 사찰을 피해 가는가. 그러한 상황이 발생을 하면은 가리지 않고 쓸어버리는 것이 자연인 것이다. 그리해 천지불인이라고 하는 것인데 수장이 된 사람들은 이 말의 의미를 잘 새겨야 할 것입니다.

인간도 광의에 의미로 보면 자연의 일부분인 것이다. 인본주의 사상 때문에 인간이 자연의 위에 있는 것 같이 생각을 하지만 커다란 자연의 현상 앞에서는 인간도 한줌의 자연의 매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을 깨달지 못한 나라의 수장이 지금 차가운 감옥에서 세월을 기다리고 있고 우리 고을의 수장은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말들로 인해 편안한 날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이 있다.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안다는 말인데 올해 새로운 수장이 되시는 분은 이 말을 명심해 새겨야 할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도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정말로 잘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정상에 올라가려고 하면 온갖 고통을 다 겪으면서도 정상에 올라가면 그것을 모두 망각을 하고 만다. 불행한 것은 망각을 한다는 자체도 망각을 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앞에서 벌어졌던 일들도 자신에게서만은 예외인 것같이 생각을 하고 일을 처리를 하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앞에서 저질렀던 잘못을 그대로 하고 있음을 우리는 계속 보아온 것이 아닌가.

무술년 새해에는 우리 고을사람들한테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온다. 그 순간이 오면 천지불인하고 온고이지신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을 해 고을이 편안한 세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장이 되고자 하는 사람도 그렇고 수장을 선택해야할 사람도 그렇고 모두가 그런 생각을 갖고 그러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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