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문유사(風聞遺事)-24
풍문유사(風聞遺事)-24
  • 임 솔
  • 승인 2018.04.04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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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종안 남일우체국장



서지현 검사로부터 시작된 미투 운동이 온통나라를 집어삼킬 기세로 번져나가고 있다. 가깝게는 충남도백님이 그렇고 유명인사들이 줄줄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남자들이 살면서 수신(修身)을 못하고 산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미투 운동으로 삶의 방향이 꺾이는 것보다도 보통의 사람들은 이런 미투 운동이 자신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을 한다는데 것이다. 자연스럽게 남자들이 모이는 자리에서는 이런 미투 운동이 화제가 되기 마련이다.

"참 그 양반이 그럴 줄 몰랐어. 어디 그럴 수가 있냐고."

"아 그게 남자 혼자만의 일이냐. 여자는 문제가 없냐고."

"그래도 크게 될 사람이 그렇게 자신을 통제 못하는 것도 그렇잖아."

서로들 설왕설래를 하지만 뚜렷한 결론들을 내리지 못하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은

"우리 같은 사람은 상관이 없어. 아무렇게나 해도."

"그려, 잘난 놈들이나 해당이 되는 것이지 우리야 뭐 무슨 상관이냐고." 이렇게들 이야기를 할 때

"상관이 있어 왜 상관이 없다고 하는 거야, 이친구들아. 성희롱이나 성추행 또는 성폭력은 음주운전보다 더 안 좋은 거야."

"아 그래도 우리를 누가 고발을 할 거야 뭐 할 거야. 그렇다고 더 떨어질 곳이 있어. 그러니 아무 상관이 없지."

"아니지 그래 그런 일이 있어서 누군가 이야기를 해서 자네 아들이 알게 됐다고 해도 상관이 없다고 할 건가."

"아 그래도 상관없다고 그렇게 구설에 오를 만큼 내가 대단한 놈이 아니니까."

우리같이 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런 지위의 잣대로 판단을 하면은 물론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 문제를 남자나 여자나 수신(修身)의 문제로 접근을 하면은 달라진다고 본다. 천하를 다스리려면 맨 먼저 수신(修身)을 하라고 했다. 그 다음에 가정을 다스리고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다스리라고 했는데 여기서 수신(修身)은 천하를 다스리는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니고 가장 사람으로서 기본이 되는 것이다. 가정을 꾸리면서 사는 사람일지라도 수신(修身)이 기본이니 이것을 하지 못하면 어디 가정을 제대로 거느릴 수가 있다는 말인가.

음주운전이야 혼자만 겪는 일이지만 성과 관련해 일어난 일은 높은 지위에 있는 분들이야 지위가 무너지지만 가정도 파괴고 높은 지위에 있지 않은 사람은 가정이 파괴되는데도 관계가 없다고 하는 것은 가치기준이 문제인 것 같다. 어릴 때 우리세대는 부모님들로부터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지내온 것 같다. 그 시절에는 누구라도 자식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너보다 잘난 놈하고 사귀라고 했다"

뭐든지 나보다 나은 놈하고 사귀라고 부모들이 가르쳤지, 나보다 못난 놈을 보듬어주라는 교육은 받지를 못한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보다 나은 놈을 좇기 위해 나보다 못한 놈은 바라보지도 않고 생각지도 않고 앞으로만 달려오면서 살아와서 남자들이 나보다 약하고 모자라는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아껴주는 마음들이 없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한동안 우리나라는 미투 운동으로 시끄러울 것 같다. 검찰에 불려가고 어떤 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생을 마감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도 그것이 나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면은 이 미투 운동은 끝이 없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을 한다.

인간세상만이 성(性)을 법으로 다스리려고 한다. 그런데 결코 법으로 다스려 바르게 평정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법 이전에 각자의 사람들이 수신(修身)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제대로 다스릴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먼저이지 않을까 한다. 관련된 사람들을 법정에 세워 벌을 주는 것은 지금의 사람들로 충분하다고 본다. 앞으로는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사람사람 각자가 수신(修身)이 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사회가 돼서 밝고 건전한 사회가 이루어 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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