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돌로 치라!
  • 임 솔
  • 승인 2018.04.11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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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브니엘 요양원, 복지타운 원장 박진하



오늘 이 글의 제목은 예수님께서 하신 성경의 말씀이다. 내가 명색이 목사이니 오늘은 성경의 위 말씀을 제목 삼아 최근 우리나라를 충격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미투 운동에 대한 부작용 등에 대해 한마디 하고 싶다.

앞전 글에서 나는 미투 운동에 대한 그 파장과 파괴력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미투 운동을 통해 그동안 우리나라 사회 모든 계층을 망라해 마치 관행처럼 만연한 성(性)에 대한 잘못된 관행들과 남성 위주의 그릇된 성문화를 개선했으면 좋겠다는 나 나름대로의 생각을 피력한 바 있다.

2018년 1월 현직 여검사인 서지현씨가 검찰내부통신망에 자신이 겪은 검찰 내에서의 성추행을 폭로하고 jtbc TV에 서검사가 직접 나와 7~8년 전 자신이 선배 남자 검사에게 당한 성추행을 적나라하게 폭로하면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미투 운동은 걷잡을 수 없는 산불처럼 번져 우리나라 예술계,영화계, 법조계, 종교계, 교육계 등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연일 잠자고 일어나면 유명 인사들의 성추행, 성희롱, 성폭행 등 뉴스들이 포털 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하고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어느 누구의 실명만 등장해도 이제 우리는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미투와 전혀 상관없는 실명이고 다른 이슈로 등장만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우리 국민 대다수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그런데 무엇이든지 과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기는 법이다. 어떤 폭로는 심지어 35년 전의 일까지 거론하면서 자신들이 당한 성추행과 성폭행 등을 언론에 알리고 각 언론들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대부분 여자들인 피해자들의 말만 듣고 그러한 폭로를 여과 없이 그대로 대서특필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투 운동으로 대변되는 이 현상은 그 폭로의 사실 여부와는 관계없이 일단 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면 곧바로 그것은 100%의 진실이 돼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바로 그 날로 사회에서 매장되고 가족들 전체가 필설로 묘사할 수 없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면 저들이 나름 사회 각 분야에서 일생 동안 쌓아왔던 모든 인생의 탑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지금 현재 진행 중인 대한민국 미투 운동을 통해 목격하고 있다.

또한 가해자로 지목된 몇 몇 인사들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그 호소마저 변명하는 가증함으로 보여 지고 있는 요즘이다. 며칠 전 뉴스를 들어 보니 우리나라 미투 운동으로 인한 사회적 현상 중 하나가 남녀가 함께 술 먹는 모임들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인데 이것이 반겨야 할 현상인지 아리송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건전한 사회 문화가 생성된다기보다 이전처럼 '여자들과 술 먹다 잘못하면 재수 없이 걸려 들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옛말에 '남녀칠세부동석(男女七歲不同席) 말이 요즘처럼 진리처럼 들려지는 때가 일찍이 우리나라에 없었던 것 같다.식욕(食慾), 성욕(性慾), 수면욕(睡眠慾)은 인간의 3대 욕망이다.이 3대 인간의 기본적 욕망 중에 그래도 인간이 절제가 가능하고 통제가 쉬운 것이 성욕이라는 말도 있지만, 요즘 같으면 성욕이 그 모든 것을 능가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실정 같다.

그리고 우리나라 아빠들이 딸들에게 흔히 하는 말 중에"아빠 빼 놓고 모든 남자들은 늑대야"라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게 들려지는 때도 없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 솔직히 우리나라 남성들 중에 요즘 벌어지고 있는 미투 운동 앞에 '나는 죄 없다'고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학창 시절 동창들 모임에 가서 보면 그야말로 가관이고 각종 모임에 가서 보면 남녀가 노는 모습들이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유부남 유부녀가 뒤엉켜 춤을 추는 등 노골적인 행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곤 한다. 여기에는 남녀가 따로 없고 명확히 말하자면 인식하기에 따라 모두가 다 성추행범들이고 성폭력자들이고 성폭행범일 수 있다.
 

나는 이번 대한민국 미투 운동이 그동안 죄의식 없이 자행돼 오고 마치 관행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해지던 부도덕한 성인문화가 새롭게 인식되고 고쳐지고 바꾸어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나는 우리나라 미투 운동이 지난 60여 일 동안 진행되는 것을 지켜 본 사람으로 잘못된 성의식과 성문화를 뿌리 채 뽑아서 새롭게 개선하고 건전한 성문화가 재창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가족들을 생각지 않을 수가 없고, 또한 어떤 경우 평소 개인적 감정을 기반으로 해 고발해 억울한 희생자가 나오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의 자녀들의 경우 평소 그토록 자신들을 사랑하던 인자한 아버지가 하루아침에 성폭행범, 성추행범이 되고 그 이름 석 자가 오랫동안 방송 뉴스에 신문 지상에, 인터넷실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이 현실을 보고 저들이 앞으로 겪을 평생 씻지 못할 그 충격적인 트라우마를 생각하면 참으로 기막히다.

어떤 이들은 가해자 놈들이 저지른 범죄 행위의 산물이여 열매라며'네 놈들도 당해 봐야 하고 네 가족들도 겪어 봐라'하고 통쾌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목사인 내 입장에서는 전혀 그렇지가 않다. 가해자의 가족들도 어떻게 보면 또 다른 피해자인 셈이고 저들이 겪을 심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충격은 필설로 묘사하기 어려울 것이다. 오죽하면 가족 앞에 낯을 들지 못해 자살로 생을 마감하겠는가....

이제 오늘 글의 제목으로 돌아가 보자.

예수님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혀 온 여자를 그 당시 유대 법에 따라 돌로 쳐 죽이려는 사람들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엄중한 말씀을 하셨다. 그 때 의기양양하게 간음한 여자를 돌로 쳐서 죽이려고 했던 수많은 남정네들이 하나 둘 돌을 슬그머니 내려놓고 줄행랑을 쳤다. 돌을 들어 간음한 여자를 죽이려 했던 그들은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히지 않았고 들키지 않았을 뿐이지 더러운 욕정과 음심과 음란한 마음들을 가진 자들이던 것이다.

예수님은 특히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어도 간음했느니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우리 남자들 중 과연 누가 돌을 들어 누구를 칠 수 있겠는가?
 

지금 대한민국이 두 달이 넘도록 겪고 있는 미투 운동의 격랑 속에서 그동안 잘못 인식되고 관행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 돼 오던 부도덕한 성문화가 새롭게 인식되고 각성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이 일로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무분별한 폭로와 거르지 않고 무작정 시청율과 인기 몰이만 의식한 언론들의 보도는 자제돼야 하고 더욱이 지금은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가해자로 지목된 자들의 가족들 특히 자녀들이 입을 상처까지도 나는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 예수님의 마음으로 보듬고 다독거려 주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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