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권자의 선(善)한 오지랖
[기고] 유권자의 선(善)한 오지랖
  • 금산중앙신문
  • 승인 2021.05.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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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과장 유 재 훈

“선한 오지랖”이란 ‘선하다’와 ‘오지랖’을 결합한 신조어로, 한 연구기관이 제시한 2021년도 올해의 트렌드 키워드 5개 중 하나이다. 선한 오지라퍼들은 선한 의도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이 과정을 통해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데 만족감을 얻는다. 이들은 자기 권리를 누리면서 동시에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자 노력한다.

이렇듯 최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나의 불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는 선한 오지라퍼들이 늘고 있다. 어느 대학생들은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동선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코로나맵’을 사비로 감당하려 하였고, 어느 중학생들은 코로나19 발생 현황을 정리한 사이트를 개발하고 그 배너 광고로 창출한 수익금으로 마스크를 구매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다른 이들을 돕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마음이 선한 오지랖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공직선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경우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매니페스토(Manifesto)가 도입되었다. 매니페스토란 후보자가 우선순위, 예산방침 등 공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유권자는 후보자가 제시한 공약을 꼼꼼히 비교하고 따져서 가장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한 후보자에게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즉 선거과정에서 후보자의 정책공약이 유권자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당선된 이후에도 공약을 실천하고 있는지 유권자가 후보자와 공동 주체가 되어 감시·감독하는 정책중심의 선거를 말한다.

따라서 정책선거의 절반은 유권자의 몫이 된다. 유권자가 참여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은 15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기존의 선거문화를 조금씩 변화시켜 왔다. 유권자들은 2017년 5월 9일 헌정사상 최초의 대통령 궐위 선거를 치르고, 탄핵정국에서도 새로운 민주적 질서를 만들어가며 더 나은 정치문화를 만들어낸 민주적인 성과를 이룬 바 있다. 한 잡지사에서 2018년 전국 만 19~34세 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0.4%가 “나의 관심과 참여로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러한 선한 오지라퍼들이 많아질수록, 정책선거 실현을 위한 유권자가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2022년 양대선거를 앞두고 선거 분위기는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상대 후보자에 대한 비방이나 허위사실·가짜뉴스 유포, 여론조작으로 표를 얻으려 하거나 돈으로 유권자의 환심을 얻으려 하는 후보자는 과감하게 배제하고, 자신의 실천 가능한 공약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려는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2021년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평가 결과 전국 시도지사들의 공약 이행률은 62.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통해 2022년 선거가 끝나고 3년 후에는 공약이행률이 70%, 80%에 도달하기를 바라면서, 어느 정당과 정치인이 우리 유권자를 위해 어떤 공약을 내걸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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