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제1회 금산삼계탕축제 운영 미숙 드러내...
[기자수첩] 제1회 금산삼계탕축제 운영 미숙 드러내...
  • 장성수 기자
  • 승인 2021.07.1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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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수 대표기자
장성수 대표기자

지난 7월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제1회 금산 삼계탕 축제"가 치러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월 30일에는 인삼축제장 인삼관 앞 광장에서는 개인과 단체 등 38개 요리팀이 참여한 가운데 금산 삼계탕 요리경연대회가 펼쳐졌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을 주제로 한 금산 삼계탕 축제는 시도도 좋았고 아이디어도 참신하다는 칭찬이 자자하다. 또 전 국민이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겨먹는 삼계탕 이미지를 금산군이 먼저 선점했다는 점에서도 돋보인다. 

문정우 금산군수는 이번 삼계탕 축제를 통해 인삼 소비촉진과 침체되어 있는 금산인삼시장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로 코로나19 집단감염위험을 무릅쓰고 시도했던 것으로 안다. 선출직 단체장으로서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축제 당일 한껏 기대를 하고 삼계탕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금산인삼을 듬뿍 넣은 삼계탕을 맛볼 요량으로 방문한 관광객들을 맞이 한 것은 플라스틱 포장용기에 희멀건 국물과 가느다란 인삼 한 뿌리에 대추, 밤 등의 재료가 들어간 평범한 삼계탕, 축제장을 찾은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전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냥 그저 그런 평범한 삼계탕이었다. 그것도 삼계탕을 판매하는 곳은 달랑 한 곳뿐, 그래도 이왕 왔으니 사가자는 마음이 통했는지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사람들은 줄 뒤쪽에 서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차례대로 플라스틱 포장용기에 담긴 삼계탕을 샀다. 

축제는 어떤 대상이나 분야를 주제로 벌이는 대대적인 행사로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여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잔치의 성격을 띠고 있다. 

적어도 지난번 삼계탕 요리경연대회 입상자들 만큼은 모두 참가시켜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요리한 삼계탕 상품을 준비해 기호에 맞게 골를 수 있는 선택권은 주었어야 한다는 것, 축제장을 찾았던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주최 측의 운영 미숙이 불러온 결과다. 

주최 측에서도 나름대로 입상자들을 모두 참가시키고자 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여의치 않았던 주최 측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삼계탕 요리경연대회 참여 요건에 넣었더라면 결과는 달라졌을 거라고 본다. 

또 있다. 요리경연대회와 삼계탕 축제를 따로따로 하지 않고 1일 차는 요리경연대회, 2일 차는 맛보기 축제로 연이어 진행했더라면 입상자들이 두 번씩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줄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인삼이 듬뿍 들어간 다양한 금산삼계탕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말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날 축제장을 찾은 방문객들은 삼계탕 요리경연대회 입상자들이 만든 다양한 삼계탕 요리를 맛볼 수 있겠다 싶어 축제장을 갔었는데 야외부스에는 대상 수상을 받은 식당 한 곳만 운영해 허탈했다고 토로했다. 또 대상 수상 삼계탕 요리는 흑삼 토복령 삼계탕. 백숙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해 맛을 기대하고 찾아갔는데 축제 현장에서는 흑삼이 아닌 인삼 토복령 삼계탕. 백숙을 판매했다. 

특히 대상 수상을 한 "흑삼 토복령 삼계탕"의 경우 흑삼, 전복, 문어 등 고가의 원재료가 들어가 있어 일반 소비자들이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요리가 아니다. 보기에는 좋지만 대중성 면에서는 가격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애당초 삼계탕 요리경연대회 시 원재료비를 일정액으로 제한해 이를 상품화했을 때 일반 삼계탕과 가격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작품성보다는 대중성면을 좀 더 고려했어야 한다. 

금산 삼계탕 축제에 앞서 삼계탕 요리경연대회에서도 운영 미숙의 한계를 드러냈다. 다름 아닌 시상식에 앞서 심사위원들의 점수 집계하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그것도 한여름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광장 한가운데에서 시상식을 보기 위해 문정우 군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이 부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주최 측의 운영 미숙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혹자는 처음 하는 축제가 이 정도면 성공한 것 아니냐? 고 반문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다. 주최 측과 금산군청, 행사 관계자 모두 수고했고 더운 날씨에 개고생 했고 이 정도 축제 치러낸 것만으로도 자축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의 결과에만 만족한다면 더 이상의 진전은 없다. 

군민들의 쓴소리와 지적을 귀찮아하고 합리화하기보다는 귀담아듣고 이를 겸허히 수용하고 반영해 성공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1회 금산삼계탕축제
제1회 금산삼계탕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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