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암 환자
[詩] 암 환자
  • 전병열 논설주간
  • 승인 2021.08.0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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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암 환자

-해조 전병열-

한강변
아산병원
11층 115병동
암 수술 환자

모두
낡아버린
추한 모습의 서민
늙은이들 이다
젊은이는
어쩌다 보이고
모두 가난한
남자 늙은이 뿐이다

신께
무슨  죄를 지었나
무슨 죄를 지었기에
남자에게 내린
천벌인가
그것도
쓸모없이 버려진
고목같은  생명에게...

남자들 살아 온
세월이 불쌍하다
등짐 지고
석양빛에
귀가하던 아버지란
이름의 존재가
가엾다

불평등 신의
세계가
원망스럽기도 하다
구조적
잘 못 창조 된
남자의 설음이
병동 복도를 걷는다

울상으로 찌그러진
모습들이
주사약을
매달은 폴대를 끌고
두꺼비처럼
기어다니며
살자고 걷는다
그만두라고
소리치고 싶다

이 사람들아!
무얼 더 바라는가
이제 그만 돌아 갈
준비들이나 하게

당부하고 싶은데
그래도 생이
불쌍해서 입을 닫고
눈물을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나그네.

해조 전병열
해조 전병열

 

 

 

 

 

 

 

 

 

 

해조 전병렬 시인은 해방둥이로 1945년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나던 해 충남 금산군 군북면 호티리에서 출생했으며 ‘시와 정신’으로 등단한 이후 '억새도 꽃을 피운다(2005년)', '금산 장날(2014년)', '미루나무 꼭대기 앉아 우는 새(2018년)'등 3권의 시집을 발간했다.

현재 금산읍에서 지명연구소를 운영하면서 각 마을 이름 속에 담겨 있는 지명유래를 찾아내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또한 지역 언론 금산중앙신문 논설주간으로 활동하며 사설을 통해 지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이슈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하며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작가이기도 한 해조 선생은 금산문학회장, 대전오정문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최근 암이 발견돼 아산병원에서 수술후 투병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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